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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D업계 합종연횡 본격화..삼성전자도 움직일까

임일곤 기자I 2011.03.08 11:06:10

[업데이트]HDD 수요 줄자 몸불리기 나서
가격인하 본격화, 삼성 등 입지 좁아져

[뉴욕=이데일리 피용익 특파원· 임일곤 기자] 세계 최대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 제조업체 웨스턴디지털이 경쟁사이자 3위 업체 히타치의 HDD 부문을 인수했다. 아이패드 등 모바일 기기 보급으로 HDD 수요가 갈수록 줄어들자 몸집을 불려 가격 경쟁력을 갖추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7일(현지시간) 웨스턴디지털은 히타치 HDD 부문을 총 43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번 거래 후 히타치는 웨스턴디지털의 지분 10%를 보유하게 되며, 이사회에서 2개의 자리를 확보하게 된다.

이번 인수는 HDD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모바일 기기 보급으로 플래시 드라이브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DD) 등 다른 형태의 저장매체는 급성장하고 있는 반면 HDD에 대한 수요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플래시 드라이브나 SDD는 HDD보다 전력소비가 적고 처리 속도가 빠르며 휴대형 모바일 기기에 적합해 미래 드라이브 산업의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1분기 전세계 HDD 출하량은 전기대비 4%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HDD 업체들의 인수합병(M&A) 움직임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돼 왔다.

애런 레이커즈 스티플니컬러스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통신에 "HDD 업종은 성장 산업이 아니다"며 "합병은 업계에 있어서 필수적이다"고 강조했다.

웨스턴디지털은 이번 히타치 HDD 인수로 스토리지 사업에서 이익률이 개선돼 더욱 높은 수익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회사측은 비용 절감과 규모의 경제를 통해 장기 마진 목표치가 최소 1%포인트 가량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따라 가격 경쟁력도 갖출 수 있게돼 제품 가격 할인에 나설 수 있게 됐다. HDD 업계의 본격적인 가격 할인 경쟁이 예고된다.

아쇼크 쿠마르 로드맨앤렌쇼 애널리스트는 "히타치를 통한 대규모 사업 확장으로 웨스턴디지털은 대대적인 가격 파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러한 가격 경쟁 심화는 산업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1위와 3위의 업체의 합병으로 시장 판도도 변할 전망이다. 현재 HDD 업계는 웨스턴디지털과 씨게이트가 근소한 차이로 1,2위를 다투고 있고 히타치가 3위다. 그 뒤를 이어 도시바 후지쯔가 4위, 삼성전자(005930)가 5위. 웨스턴디지털-히타치 연합으로 이들 후위권 업체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HDD 사업 외에도 인텔이나 마이크론테크놀러지와 함께 SSD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HDD 사업을 지속할 지 아니면 SSD로 방향을 선회할 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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