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안승찬 기자] 미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리튬이온전지에 대한 엄격한 운송규제가 다소 완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리튬이온전지를 사용하는 휴대폰, 노트북, MP3 등 IT 제품의 수출 타격을 우려한 우리나라 정부가 미국에 강력히 항의하고 있는 데다 미국 내부에서도 "무리한 규제"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기술표준원에서 무역기술장벽(TBT) 문제를 담당하는 정기원 FTA-TBT팀장은 삼성전자(005930), LG화학(051910), 주미 대사관 관계자들과 함께 미국 대통령실 소속 정보규제국을 방문, 미국의 리튬이온전지 항공운송 규제 강화안 도입에 대한 한국 정부의 반대 의견을 전달했다.
지난 1월 미국 교통부는 리튬이온전지가 항공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위험물질이라며 리튬이온전지에 대한 강력한 운송규제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위험물 관리규정은 리튬이온전지의 크기, 포장 방법에 따라 제한적으로 위험물질로 분류하고 소형전지에 대해서는 예외를 인정했지만, 소형 예외기준을 기존 100Wh에서 3.6Wh로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대부분의 리튬이온전지가 위험물질로 분류돼, 항공기로 운송할 때 한 상자 내에 들어가는 리튬이온전지의 총중량도 엄격히 제한된다.
우리나라는 항공으로 연간 4000회 이상 리튬이온배터리 관련 제품을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어, 이 규제가 시행되면 당장 타격이 불가피하다. 업계에서는 제품당 최대 3달러의 운송비 증가를 예상하고 있다.
박영삼 기술표준원 기술규제서비스과장은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단 한 건의 항공 폭발사고가 없었다"며 "미국 규제안의 대안으로 충전율 50% 미만의 리튬이온전지의 항공운송은 안전하다는 실험결과를 미국에 설명하며 예외를 인정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박 과장은 "EU와 일본도 우리와 같은 입장이고, 미국 내 2차전지협회(PRBA)도 규제안 도입을 강력히 반대하는 상황"이라며 "정보규제국(우리나라로 치면 총리실 산하 규제개혁위원회와 비슷한 조직)도 업계의 우려를 청취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중재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기술표준원은 지난 3월과 6월, 11월 세차례에 걸쳐 세계무역기구(WTO) 무역기술장벽위원회(TBT위원회)에서 미국의 규제안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지난 3월에는 전자정보통신진흥회, 무역협회, 전지연구조합 등 국내 3개 단체는 미국 교통부에 규제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
▶ 관련기사 ◀
☞[특징주]`뉴 삼성` 개편..삼성그룹株 `상승랠리`
☞삼성의 고민은 역시 `미래`..그룹서 신성장사업 이끈다
☞[2011증시]"코스피, 최대 2370..2분기가 고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