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페루 자동차 시장이 연 8만대 규모여서 여타 다른 글로벌 시장에 비해 규모가 작다는 점은 단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페루시장을 거점으로 중남미 지역에 한국산 자동차의 판매를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매우 긍정적인 요소다.
◇한·페루 FTA, 한국산 車 경쟁력 'Up'
현재 페루 시장에서 한국산 자동차의 점유율은 일본산 자동차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아직 일본산 자동차와의 시장점유율 격차가 큰 편이지만 이번 FTA로 이 간극을 메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페루 FTA가 본격적으로 발효되면 현재 9%인 상용차 관세가 바로 철폐되고 3000cc 미만의 승용차 관세도 단계적으로 철폐된다. 따라서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게된다.
아울러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차 등으로 대표되는 한국산 자동차의 품질이 인정을 받고 있는 만큼 일본차와의 격차는 생각보다 훨씬 빨리 좁혀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8만여대 규모의 페루 자동차 시장은 20% 이상을 한국산 자동차가 차지하는 등 한국자동차 산업에는 중요한 시장"이라며 "이번 한·페루 FTA 체결은 한국 자동차 산업이 시장을 확대하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페루 거점으로 중남미 시장 공략 기회
페루 자동차 시장에 진출해 있는 국내 자동차 회사는 현대차(005380)와 기아차, GM대우 등이다. 이들 3개 회사가 올들어 지난 7월까지 페루시장에서 판매한 자동차는 총 1만6000여 대다.
지난 2001년 페루시장에 처음으로 진출한 현대차와 기아차(000270)는 매년 꾸준히 판매가 증가, 지난 2008년에는 처음으로 판매 1만대를 넘어섰으며 지난해에는 총 1만6125대를 판매했다.
페루시장에 투입되는 현대·기아차 차종은 현대차 베르나, 아반떼, 투싼, 싼타페, 스타렉스, 베라크루즈, 기아차 프라이드, 포르테, K7, 모하비 등 다양하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는 아직 미개척 분야로 남아있는 중남미 시장 공략을 위해 페루를 시작으로 향후 다양한 차종을 선보인다는 전략이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7월까지 국내 완성차 업체가 중남미에 수출한 차량은 총 12만6895대다. 판매대수로는 북미, 중동, EU에 이어 네번째다. 그만큼 중남미 시장은 국내 자동차 업계에 잠재력이 큰 시장이다.
하지만 국내 완성차 업체 중 중남미에 현지 생산 시설을 가진 곳은 없다. 현대차가 현재 브라질에 공장건설을 추진 중에 있으나 현지 정치 일정 등으로 인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번 한·페루 FTA는 국내 완성차 업체들에게는 중남미를 또 하나의 텃밭으로 만들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했다는 차원에서 매우 의미가 크다.
비록 페루의 자동차 시장 규모가 그리 크지는 않지만 페루를 통해 중남미 지역에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이미지 제고는 물론, 다양한 차종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잡은 셈이다. 이렇게 되면 북미와 중국, 유럽 등에 치우쳐 있던 판매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됨은 물론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FTA는 국내 자동차 업계에게 많은 기회를 열어줬다"면서 "중남미 시장이라는 거대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첫 단추를 꿰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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