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사장은 "땅은 늘어나지 않는다"며 "공급이 한정돼 있는 상황에서 수요가 꾸준하다면 집값은 장기적으로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재 집값이 계속 약세를 보이는 까닭은 경제 전반에 흐르는 분위기 탓으로 돌렸다. 그는 "지금도 좀 더 싼 매물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다"며 "다만 지금이 매수시점인지에 대해서 확신을 갖지 못하기 때문에 거래가 되지 않고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정부의 부동산정책에 대해서도 "80점 이하"라고 말했다. 그는 "규제를 풀었다는 점에서는 잘한 것으로 본다"며 "갖가지 제도로 인해 시장이 너무 왜곡돼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책 추진에 소신을 갖지 못하고 규제 완화 시점을 놓쳤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집값 어떻게 보나
▲강남권은 이미 폭락했다고 본다. 많이 떨어진 곳은 3억원 가까이 떨어졌다. 고점대비 25~30%가량 떨어졌다. 강남 지역을 국한해서 본다면 조정은 받을 만큼 받았다. 땅은 늘어날 수 없다. 부증성의 원리다. 가격은 더 빠지지 않는다. 거래가 되지 않는 이유는 전체적인 분위기가 지금은 살 때가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다.
-실제 얼마나 하락했나
▲개포주공 49㎡이 7억5000만원선이다. 어제 7억5500만원에 거래를 했다. 하지만 연초에 이 집은 10억5000만원 정도였다. 3억원 가까이 떨어졌다.
- 부동산 시장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원인은 뭔가
▲실제 매수자들이 거래를 극도로 꺼리고 있다. 가격이 떨어졌기 때문에 오를 것이라는 생각보다는 향후 가격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막연한 공포감이 거래를 불가능하게 한다. 최근 강남권에 집을 사려는 사람들은 대출을 최대한 받아 레버리지 효과를 노리는 사람들이 아니다. 대부분은 일정정도 자산을 가지고 여분의 돈으로 투자처를 찾고 있다. 경기침체가 어느 정도 해소된다면 다시 거래는 회복될 것으로 본다.
-강남은 집값동향의 기준이다. 강남따라 오르고 내린다. 이런 동조화가 계속될 것으로 보나
▲앞으로는 차별화가 더 심화될 것이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강남이 100만원 정도 올랐으면 분당, 과천 등이 70만원 정도까지 따라올랐다. 하지만 앞으로는 외곽지역의 오름폭은 작을 것으로 본다. 인구나 도시시설이 계속 도심으로 집중되고 있다. 예전에 강남 집을 팔고 분당 등지로 나갔던 사람이 지금은 이 곳의 아파트를 살 엄두를 못낸다. 앞으로 강남쪽으로의 집중도는 심화될 수밖에 없다.
-일반 서민들은 강남을 별천지처럼 생각한다
▲어느 나라에서나 부촌은 있기 마련이다. 그렇게 보면 된다. 위화감을 조성하려는 것은 아니다. 일부 사람들은 자신의 신분 상승을 위해 집을 이용하기도 한다. 그렇게 바라보면 좋겠다. 강남 사람들 전체를 부동산 졸부, 땅부자로 보는 경향이 많다. 그러면 안된다.
-MB정부 정책에 대한 평가는
▲우리 욕심일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규제 중 대부분이 풀렸다. 하지만 너무 늦은 감이 있다. 사람들이 내성이 생겨 규제완화에 대해 둔감해 진 상황이다. 효과를 볼 수 있는 정책조차 제대로 효과가 없었다. 필요한 때 규제를 완화하고 다시 투기가 과열된다면 막으면 되는 것이다. 핵심은 비켜가면서 거래 둔화를 심화시켰다고 본다. 가격이 문제가 아니다. 지금은 거래가 안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시장이 안정됐다고 하지만 거래가 없는 상황에서는 안정이라고 말할 수 없다.
-중개수수료가 주수입원일텐데 거래가 없으니 생활도 힘들겠다
▲맞다. 중개업자들도 죽을 맛이다. 초여름 이후 거래를 거의 하지 못했다. 최근들어서 조금 나아졌다. 다행스럽게 거래가 조금씩 살아나는 모습이다.
-종부세 개편 영향은
▲영향을 줄 것이다. 특히 강남권의 고가주택 같은 경우에는 혜택이 클 것이다. 1가구2주택도 제도적으로 인정해 주고 있는 것 아닌가. 돈이 있는 사람들의 수요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