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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의 뿌리는 복잡하다. 화물연대는 본사에 노동 강도와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파업에 나섰고, 본사는 계약 구조상 직접 교섭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BGF리테일은 물류 자회사인 BGF로지스와 각 지역 물류센터, 하청 운송사, 배송노동자로 이어지는 5단계 하도급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CU 편의점에 물품을 운송하는 기사들은 자기 차량을 이용하는 개인사업자 형태로 하청 운송사와 계약을 맺는 특수고용노동자다. 이들은 350만원 안팎의 월 매출에서 유류비, 하청 운수회사 수수료 등 비용을 제하면 실제로 손에 쥐는 돈은 그보다 훨씬 적다고 호소한다.
이들이 목소리를 높이는 사이 다른 한편에서는 또 다른 ‘을’들의 곡소리가 난다. 물류센터 봉쇄는 매장 진열대 공백으로 이어졌고, 이는 곧 소비자 이탈과 매출 감소로 돌아왔다. 한 가맹점주는 “물건이 2시간씩 늦게 들어오면서 하루 매출이 30% 넘게 줄었다”며 “은퇴 자금을 쏟아부어 매장을 열었는데 화물연대 파업으로 생계가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BGF측과 화물연대가 언제, 어떤 방식의 합의에 이를지 안갯속인 상황에서 가맹점주들은 비어 보이는 매대를 가리기 위해 남은 상품을 하나씩 앞쪽으로 당겨 채우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본사가 대체 물류를 투입하며 정상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여기저기 생긴 빈칸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어서다.
파업 당사자인 화물노동자와 가맹점주 모두가 ‘을’인 구조에서, 화물연대가 물류를 장기간 멈춰 세우는 방식의 압박을 고집한다면 그 부담은 결국 같은 을인 가맹점주와 매장 노동자의 몫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BGF 측 역시 보다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지 않는다면, 갈등의 비용을 을들에게 떠넘겼다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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