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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중국에서 지난해 수입한 식량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중국 해관총서(세관) 통계를 보면, 북한이 중국에서 수입한 식량(쌀·밀가루·옥수수·전분)은 지난해 13만383t이다. 단순히 미사일 1기로 지난해 수입한 식량의 27~41%를 사들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다만 미사일 발사 비용은 복합적인 변수와 얽혀 있어서, 추가 기회비용까지 따져봐야 한다. 우선 미사일 제조에 쓰이는 원료 ‘질산암모늄’이 비료를 만드는 원료와 같다. 단순히 미사일을 덜 만들수록 비료를 더 만들 수 있는 구조이다. 비료가 농업 생산량을 늘릴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아쉬운 대목이다. 농촌진흥청이 추산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북한에서 생산한 식량 작물은 451만t으로, 2021년(469만t)보다 18만t(3.8%)이 감소했다.
질산암모늄 가격의 추세도 관건이다. 질산암모늄을 다루는 코스피 상장사 백광산업 분기보고서를 보면, 1t당 구매 가격은 지난해 3분기 69만여원으로 2021년(48만여원)과 2020년(45만원)과 비교해 급등했다. 질산암모늄이 미사일 제조에 차지하는 비용을 정확히 가늠하기 어렵지만, 자체로만 보면 미사일 제조 원가를 좌우하는 것이다.
실제 북한의 농산물 수급 동향도 변수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지난해 8월 기준으로 북한 식량 가용성이 최소한의 수준으로 추락했다’며 1990년 대기근 이래 최악이라고 지난달 분석했다. 이와 함께 북한 ICBM 발사 직후 소집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식량난으로 아사자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미사일 발사를 비판했다.
다만 북한 식량난이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북한의 중국 식량 수입량이 지난해가 전년(1020t)보다 급증한 것은 맞지만, 2019년(41만4346t)과 비교하면 3분의 1에 불과하다. 이를 바탕으로 북한 내 식량 수급 사정이 안정화됐다는 분석이 붙는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지난 15일 “북한 식량 상황이 좋지는 않은 것 같다”면서도 “아사자가 속출하는 정도는 아니다”고 했다. NSC와 다소 온도 차가 느껴지는 언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