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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담배 쥴, 미성년자 흡연 조장 혐의에 6000억원 보상 합의

김윤지 기자I 2022.09.07 10:37:39

지불 기간 10년으로 연장시 600억원 추가
35세 이하 마케팅 중단 등 판매 제한도
진행 소송만 수천건, 보상금 규모 늘어날듯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전자담배 제조업체인 쥴랩스(Juul Labs Inc.)가 미성년자에게 흡연을 조장했다는 혐의와 관련해 30개 이상 미국 주(州) 정부와 총 4억3850만달러(약 6070억원)의 보상금 지급에 합의했다.

사진=AFP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이날 윌리엄 통 코네티컷주 검찰 총장은 기자회견에서 “쥴랩스는 청소년자들에게 전자담배를 끊임없이 판매했다”면서 33개 주와 미국령 푸에르토리코 지방 정부가 쥴을 상대로 함께 제기한 소송이 이 같은 합의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보상금은 향후 6~10년에 걸쳐 지급될 예정이다. 쥴랩스가 지불 기간을 10년으로 연장할 경우 최종 합의 금액은 4억7660만달러(약 6599억원)로 늘어난다. 통 총장은 보상금 일부는 미성년자 금연 프로그램에 사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합의에 따라 보상금 지급과 함께 쥴랩스는 35세 이하를 대상으로 하는 미디어 광고, 상품 판매 등 각종 마케팅을 중단하는 등 판매 제한을 받는다.

쥴랩스는 무료 샘플 제공, 소셜 미디어 광고, 각종 행사 등을 통해 미성년자의 전자담배 소비를 촉진한 혐의로, 2020년부터 39개 주정부의 조사를 받았다. 지난해 루이지애나, 애리조나, 노스캐롤라이나, 워싱턴주 등 4개 주정부와 8700만달러(약 1205억원)의 보상금 지급에 합의했다. 하지만 현재 수천건의 다른 소송도 진행 중으로, 보상금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합의 직후 쥴랩스는 성명을 통해 “이번 합의는 과거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우리의 지속적인 약속의 중요한 일부”라며 “우리는 미래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미성년자의 흡연과 싸우면서 성인 담배 흡연자를 위한 대안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때 미국 전자담배 시장 점유율 1위였던 쥴은 과일향 등이 나는 가향 제품과 작고 세련된 기기 디자인 등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2017년 11.7% 수준이었던 미국 고교생의 전자담배 흡연율이 2019년 27.5%로 급등하는 등 미국 청소년 흡연율 증가와 쥴의 인기가 맞물리면서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이에 미 식품의약국(FDA)은 2019년 궐련 담배 향과 멘톨 향을 제외한 가향 제품 판매를 금지했으며, 올해 6월에는 유해 화학물질 가능성 등을 이유로 전면 판매 금지 명령을 내렸다. 판매금지 처분 직후 미 컬럼비아 항소법원이 쥴랩스의 요청을 받아들여 금지 명령은 일시 중단된 상황이다. 쥴랩스는 전자담배의 공중 보건 혜택이 잠재적 위험보다 훨씬 더 크다면서, FDA가 제출한 모든 증거에 대한 검토를 정치적 고려없이 마친다면, 판매 허가를 받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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