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합의문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직접 들은 내용”이라면서 “김 위원장은 이미 북한 핵미사일 엔진 실험장을 파괴하고 있다며 폐쇄를 약속했다”고 말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그들은(북한) 특정한 탄도미사일 실험장과 함께 다른 많은 것들을 제거할 예정”이라면서 “우리는 이러한 부분을 추후 공개할 것”이라고 재차 확인했다.
◇北 미사일 엔진실험장…동창리와 신포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어떤 장소에 있는 미사일 실험장을 제거할지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의 서해위성발사장 인근 ‘백두산 엔진’ 실험장과 함경남도 신포 조선소 인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실험장일 것으로 군 당국은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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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백두산 엔진 개발 성공을 주장할 당시 국내 전문가들은 이를 이용한 미사일 개발에 2~3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불과 2개월 만인 지난 해 5월 실제 미사일에 탑재해 시험발사까지 했다. 괌을 사정권으로 하는 ‘화성-12형’의 시험발사였다. 당시 화성-12형은 최대 고도가 2000km를 넘었다. 엔진 개발 8개월여 만에 실제 탄도미사일 발사에까지 성공한 셈이다. 북한은 백두산 엔진을 이용해 ICBM급 탄도미사일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이어 엔진 추력을 끌어올려 개발한 ‘화성-14형’과 백두산 엔진 2개를 결합한 ‘화성-15형’의 시험발사에 모두 성공했다. 화성-14형은 미 알래스카와 하와이를 겨냥한 탄도미사일이다. 화성-15형의 경우에는 미 본토 워싱턴까지 타격할 수 있는 ICBM급으로 평가받고 있다.
◇신형 ICBM과 SLBM 개발 프로그램 중단
화성 계열 탄도미사일에 탑재되는 백두산엔진은 액체 연료를 사용하는데 반해, 북극성 계열 탄도미사일에 탑재되는 엔진은 고체 연료 기반이다. 북한은 이를 SLBM(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개발에 활용하고 있다. 북한은 2016년 8월 신포 앞바다에서 SLBM인 ‘북극성-1형’의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같은 해 9월에는 신포에서 SLBM 개발을 위한 미사일 엔진 지상 분사시험을 진행한 바 있다. 이를 기반으로 개발한 지상발사 탄도미사일 ‘북극성-2형’ 역시 지난 해 2월 시험발사에 성공해 김정은 위원장이 전력화를 지시한바 있다. 북한은 그동안 SLBM 3기를 탑재할 수 있는 3000톤급 잠수함을 개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3000톤급 잠수함은 원양작전이 가능한 중형잠수함이다. 은밀히 태평양으로 나가 SLBM으로 미국을 공격할 경우 심각한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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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북한은 앞서 평앙북도 구성시 이하리에 있는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 ‘북극성 2형’의 지상 시험용 발사대를 폐기했으며, 1~6차 핵실험을 진행한 풍계리 실험장도 폭파한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