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 기차역에서 차로 20분 거리, 우리나라 지폐와 동전을 만드는 한국조폐공사 화폐본부가 위치해 있다. 과거에는 국가비상사태를 대비해 두 곳에 화폐제조공장이 있었다고 하지만 1999년 옥천조폐창이 폐지되면서 현재 경산화폐본부에서 우리나라의 모든 화폐 제조를 책임지고 있다.
27일 방문한 한국조폐공사 화폐본부는 국가중요시설답게 입구에서부터 보안점검이 철저하다. 조폐공사 직원은 핸드폰 카메라에 부착할 보안스티커를 나눠줬다. 이어 핸드폰을 통해 사진촬영을 하면 안되고, 일반 카메라도 근접 촬영해 줄 것을 신신당부했다. 건물내 설치된 CCTV만 450대다. 지문인식기도 43대, 영화에서 볼법한 홍채인식기도 4대나 갖추고 있다.
까다로운 보안점검을 거쳤지만 공장 내부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직원의 지문인식이 필요하다. 두꺼운 철문이 열어젖히자 흔히 말하는 돈냄새가 코끝을 강하게 찌른다.
공장내에는 두 개 라인이 쉴새없이 돌아가고 있다. 공장 곳곳에는 아직 인쇄가 덜 된 지폐 전지가 수북히 쌓여있고, 빨간색 무인자동운반기계가 공정을 마친 전지 뭉치를 다음 공정과정으로 나르고 있다. 또 소음을 최소화 하기 위해 천장에 한가득 매달려 있는 네모난 판들도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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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지폐에 그려진 인물초상화 등을 제외한 밑그림을 인쇄한다. 평판인쇄를 마치고 잉크를 말리는데만 5~7일 정도가 소요된다. 이후 금액을 인쇄하는 스크린인쇄 공정으로, 이때 보는 각도에 따라서 금액의 색깔이 달라지는 보안장치가 적용된다. 5만원권의 경우 금액 색깔이 보라색에서 녹색으로 변한다.
다음은 홀로그램 부착이다. 5만원은 홀로그램을 통해서 한반도 지도와 태극, 4괘 등 3가지 무늬를 볼 수 있다. 요판인쇄는 인쇄의 마무리단계다. 이제 인물초상화와 구체적인 그림을 채운다. 사실상 일련번호만 제외하면 우리가 흔히 쓰는 돈의 형상을 갖추고 있다. 이 과정을 거치면 손으로 지폐를 만졌을 때 볼록한 촉감을 느낄 수 있게 된다.
마지막으로 인쇄가 잘됐는지 기계를 통해 검사를 하고, 일련번호를 넣고 낱장씩 자르면 우리가 시중에서 사용할 수 있는 지폐가 완성된다. 이렇게 인쇄와 건조를 반복하면서 지폐 한 장이 만들어지는데 한달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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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18억장에 달하던 지폐생산량은 현재 절반수준인 7억장으로 줄어들었다. 최근 신용카드 등 전자화폐 사용이 늘어난데 따른 것이다. 한때 5만원이 새롭게 발행되면서 생산량이 늘어났지만 그해 뿐이었다. 이듬해부터는 오히려 만원권 발행이 더 줄어들었다.
화폐본부 입구를 들어서면 길가 왼편으로 ‘100-1=0’ 이라고 적힌 기념탑이 있다. ‘다 잘해도 한번 잘못하면 다 잃는다’라는 뜻을 담고 있다고 한다. 과거보다 화폐생산량이 줄었다고 하지만 조폐공사의 중요성은 여전하다. 기념탑의 글귀가 갖는 의미가 더 크게 다가오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