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수백만 명의 ‘퍼시들’이 한국으로 몰려오면서 이색 숙박시설 게스트하우스가 각광을 받고 있다. 서울 마포구청 문화체육과 관계자는 “홍대와 신촌, 합정을 중심으로 현재 70여개 게스트하우스가 운영 중이며, 최근엔 일주일에 한 개 꼴로 새로 문을 열고 있다”고 말했다. 마포구는 배낭여행객들이 선호하는 상업시설이 많고, 최근 홍대입구역과 인천공항을 잇는 공항철도까지 개통되어 게스트하우스가 가장 많이 늘어나고 있는 지역이다.
최근 게스트하우스가 폭팔적으로 늘어나는 것은 모텔보다 싸고 친근한 숙박시설을 찾는 외국인이 늘어나고 있는 것과 함께 작은 방 하나에 여러 명이 숙박할 수 있어 민간주택도 충분히 게스트하우스로 활용해 수익을 남길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정부도 게스트 하우스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도입한 ‘외국인 관광 도시민박업’조항이 그 결과물이다.
원래 게스트하우스는 일반 주거지역에는 허가없이 만들면 안되는 시설이었지만 정부가 도시민박업이라는 새로운 분류를 만들고 게스트하우스를 여기에 포함시켜 양성화시킨 것.
지방의 펜션업과 비교하면 이해가 쉽다. 주거용 주택으로도 사용하는 펜션은 ‘농어촌민박업’으로 규정돼 숙박업 등록 없이도 숙박시설로 운영이 가능하다. 주택의 연면적 제한 외에는 복잡한 규제도 없다. 이러한 점은 게스트하우스도 마찬가지여서 게스트하우스는 사실상 ‘도시에 차리는 펜션’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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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스트하우스가 급증하는 또 다른 이유는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숙박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2012년 한국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외국인 관광객은 모두 1100만여 명이다. 최근 4년간 외국인 관광객 증가율은 연 10%에 달한다. 올 1분기 증가율도 20%를 넘어서면서 성장세는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숙박업소는 여전히 부족하다. 한국여행이 처음이라는 에미(19·여·핀란드)양은 “한국에는 숙박업소가 너무 적다. 마음에 드는 게스트하우스에 묵기 위해 두 달 전에 예약을 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관광과 관계자는 “올해 서울의 호텔객실수요만도 4만4300실 정도가 예상되는데, 현재 공급가능한 건 그 70%도 되지 않는 2만9500여실이 전부”라면서 “게스트하우스나 유스호스텔 등 다른 숙박시설들도 상황이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급은 적고 수요는 많다. 관련 규제도 까다롭지 않다. 지금 서울에서 게스트하우스 창업 열풍이 뜨거운 이유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는 “최근 원룸이나 도시형주택을 지어도 분양률이 떨어져 외국인 관광객 수요를 믿고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서는 이가 많다”면서 “단순 계산하면 서울지역 평균 월세가 방 한칸에 50만~60만원인데, 게스트하우스를 차리면 하루 숙박료 5만원만 받아도 월 150만원이 돼 수익이 2배가 넘는 셈”이라고 말했다.
(용어설명)게스트하우스
외국인 배낭 여행객이 주로 찾는 저가 숙박시설을 지칭한다. 여관보다는 하숙집에 더 가깝다. 여관과 비교하면 방 구성이 더 다양하다는 게 차이다. 게스트 하우스에는 1인실 2인실 외에도 공동침실(Dormitory)이 있다. 2단 침대(bunk bed)를 갖다 놓은 공동침실에는 한 방에 최대 8~10인도 숙박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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