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긴급진단)매니저들 "중국과열론 귀기울여야"

배장호 기자I 2007.10.17 13:45:11
[이데일리 배장호기자] 17일 오전 국내 주식시장 급락과 관련, 펀드매니저들은 중국 경제와 중국 주식시장에 대한 우려를 일제히 나타냈다.

이원일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운용 사장은 "POSCO의 분기 실적이 월가의 기대치를 하회한데 따른 실망 매물로 급락 마감한 것이 이날 국내 증시 급락장의 직접 원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 사장은 "이날 국내 증시에서는 POSCO(005490) 뿐 아니라 두산중공업(034020) 등 중국 관련주들이 일제히 급락하는 등 중국 경기와 증시 과열에 대한 우려감이 증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사장은 이어 "지금까지 20년간 주식시장을 분석해왔지만, 현재 중국 증시와 같이 높은 밸류에이션은 처음"이라며 "외신을 통해 종종 나오고 있는 중국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한국 증시 강세론자인 이원기 KB자산운용 사장도 중국 증시와 중국 관련주들의 과열 양상이 향후 국내 증시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원기 사장은 "유가 급등과 중국 인플레에 대한 우려로 17일 국내 증시가 급락하는 것 같다"며 "이런 와중에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실현된 차익이 중국펀드로 옮겨가고 있어 수급상 공백이 생긴 점이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다만 "중국발 악재가 과거와 같이 일회성으로 끝날지 아니면 본격적인 조정의 시발점이 될지는 아직 판단이 안선다"며 "긴축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국 증시가 아직 견조해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국내 증시의 상승 가능성에 베팅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지수 2000선 안착을 위한 진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향후 증시 전망과 관련해서는 이원일 사장이 좀 더 비관적인 시각을 피력했다.

이 사장은 "상반기 지수 2000 포인트 돌파 당시와 비교할 때 현재 지수 2000 포인트는 중국 관련주 등 일부 선별된 종목의 주도로 이뤄진 것이란 점에서 상대적으로 지지 기반이 취약하다"며 "중국발 악재가 본격 대두될 경우 지수가 버티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중국 경기와 증시의 과열 양상과 관련, 이원일 사장은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미국 연방은행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을 사실상 방치했다"며 "이렇게 남은 글로벌 유동성이 중국으로 집중 유입돼 과열을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원기 사장도 "중국펀드와 중국 관련주에 대한 투자는 앞으로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이에 대한 대안으로 금융주나 내수주에 대한 관심을 보다 높이는 것이 좋아 보인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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