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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직급 개편은 2019년 ‘부장-차장-과장-대리-주임-사원’ 6단계 직급을 2단계로 축소한 지 5년 만에 단행된 것이다. 단 책임자급인 ‘팀장’과 ‘담당임원’은 그대로 유지하고 외부 영업활동 등에는 일부 예외가 적용된다.
GS건설 관계자는 “유연하면서도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확산하고, 창의적인 의견을 자유롭게 내놓을 수 있는 소통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라며 “구성원 서로가 존중하고 배려하는 문화를 만드는 것도 목표”라고 설명했다.
GS건설은 올해 들어 반바지 출근 허용, 사무실 파티션 없애기 등 ‘일하는 문화’ 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양한 산업군 중에서도 조직문화가 가장 보수적인 곳으로 손꼽히는 건설업계에서 실행한 실험이라 이목을 끈다.
올해 하반기 채용 면접에서는 건설사 최초로 복장을 자율화하고, 면접관과 면접자가 친밀한 분위기에서 소통하는 방식을 적용하기도 했다. 창의적이고 유연한 사고를 갖춘 인재들을 모집해 조직문화의 변화를 꾀한다는 취지다.
이에는 허윤홍 GS건설 대표의 혁신 의지가 강하게 반영됐다. 지난해 10월 취임사에서부터 수평적 조직문화의 중요성을 역설한 허 대표는 이후 직원들과 소통 행보를 이어가면서 조직문화 개선 의지를 여러 차례 내비치면서다. 평사원으로 입사하고 다양한 현장에서 근무하는 과정에서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한듯 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전문가들 역시 건설업계에 혁신을 촉구하는 중이다. 그동안 한국의 건설업계는 정부의 보호·육성 정책하에 성장해온 탓에 시스템 전반이 경직되고 4차 산업혁명 등 급변하는 산업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해 위기에 직면했다는 지적에서다. 이에 직원들이 창의성을 발휘하고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바탕으로 사업 혁신과 영역 확장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제기된다.
실제로 GS건설 외 다른 건설업계에서도 조직문화 개선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우건설 등 다른 주요 건설사들도 단계적으로 직급체계를 단순화하는 등 기존의 수직적인 조직 문화에서 탈피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김우영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직적 조직문화 하에서는 기존의 체계와 사업 방식에서 벗어나지 않으려는 보수적인 분위기가 굳어지기 마련”이라며 “반면 수평적인 조직문화는 새로운 일하는 방식과 참신한 아이디어가 적극적으로 도입되는 바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이폰에 여러 기능이 통합돼 전화기 이상의 도구로 혁신을 이뤄냈듯이, 이제는 건설의 결과물에도 다양한 기능과 기술을 통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게 중요해졌다”며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따라가려면 다양한 능력을 갖춘 직원들과 창의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