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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김용환 부회장을 현대제철(004020) 부회장에 임명하고,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을 현대로템(064350) 부회장에 앉혔다. 또 정진행 현대차 전략기획담당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켜 현대건설(000720)을 맡겼다.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담당 양웅철 부회장과 연구개발본부장 권문식 부회장은 고문에 위촉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을 제외한 기존 6명의 부회장 가운데 2명이 계열사로 이동하고, 2명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것이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과 윤여철 현대·기아차 노무·국내생산 담당 부회장은 자리를 지켰다.
◇ 부회장 및 사장단 대폭 물갈이
부회장단과 함께 사장단도 대거 물갈이됐다. 여승동 현대·기아차 생산품질담당 사장, 임영득 현대모비스(012330) 사장, 조원장 현대다이모스 사장, 강학서 현대제철 사장, 김승탁 현대로템 사장은 고문에 위촉했다. 오창익 현대엔지비 전무는 자문을 맡게 됐다.
이들이 물러난 자리에는 대부분 50대 젊은 경영진이 포진했다. 박정국 현대케피코 사장은 현대모비스 사장에, 이건용 현대글로비스 경영지원본부장(전무)는 현대로템 부사장에 각각 발령했다. 여수동 현대·기아차 기획조정2실장(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해 현대다이모스-현대파워텍 합병법인 사장으로 가게 됐다.
신임 현대오트론 대표이사에는 문대흥 현대파워텍 사장이, 신임 현대케피코 대표이사는 방창섭 현대·기아차 품질본부장(부사장)이, 산학협력 및 연구개발(R&D) 육성 계열사인 현대엔지비 대표이사에는 이기상 현대·기아차 환경기술센터장(전무)가 각각 내정됐다. 황유노 현대캐피탈 코퍼레이트 센터부문장(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현대차그룹의 대대적 경영진 인사는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그동안 현대차그룹의 사장급 이상 인사는 수요에 따라 1~2명씩 수시로 이뤄져 왔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정 수석부회장의 인적쇄신 의지가 강하게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의 핵심은 계열사들의 경쟁력 강화에 있다”면서 “주요 계열사들에 대한 전열 재정비를 통해 사업 최적화와 근본적이고 혁신적인 변화를 모색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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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R&D 부문에 대한 글로벌 혁신과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 강화를 위한 파격 인사도 눈에 띈다.
알버트 비어만 현대·기아차 차량성능담당 사장을 신임 연구개발본부장에 임명했으며, 조성환 현대오트론 부사장을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부본부장으로 발령했다.
현대차그룹이 외국인 임원을 연구개발본부장에 임명한 것은 처음이다. 실력 위주의 글로벌 핵심 인재 중용을 통한 미래 핵심 경쟁력 강화 의지가 반영된 인사라고 현대차그룹은 설명했다. 최근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을 디자인최고책임자(CDO)에, 토마스 쉬미에라 부사장을 상품전략본부장에 임명한 것도 이러한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다.
지영조 현대·기아차 전략기술본부장(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공급 업체로의 도약을 추진하고 있는 전략기술본부의 위상을 강화해 스마트시티, 모빌리티, 로봇, 인공지능(AI) 등 핵심과제 수행과 전략투자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서다.
이와 함께 현대·기아차 생산개발본부장 서보신 부사장을 생산품질담당 사장으로, 홍보실장 공영운 부사장은 전략기획담당 사장으로 각각 승진시켰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현대·기아차의 해외부문 경영진을 대거 교체했다. 중국 사업을 도맡아온 설영흥 중국사업총괄 고문을 비상임 고문으로 위촉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게 했다. 미국과 인도 등 일부 해외 권역본부 수장도 바꿨다.
현대차그룹은 부사장급 이하 임원을 대상으로 한 ‘2019년 정기 임원 승진 인사’를 앞당기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전열을 재정비해 현대·기아차를 포함한 주요 계열사 실적 부진을 털어낸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