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성수기 돌입한 정수기…'직수형' 판도 흔든다

김정유 기자I 2018.07.22 19:30:00

코웨이 '시루직수 정수기' 출시 한 달만에 5000대 판매
청호는 '저수조+직수형' 접목 정수기 선봬, 시장 판도 변화
올해 직수형 비중 60% 전망, 정수기 시장 대세 이어갈 듯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연일 폭염이 이어지면서 국내 정수기 시장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계절적 성수기인 여름철에 정수기 판매를 확대하려는 국내 가전업체들의 영업·마케팅 전략이 한층 강화되는 모습이다. 올해 정수기 시장은 직수형 제품이 대세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과거 역삼투압(RO) 저수조 방식의 정수기를 통해 업계 1인자로 군림해 온 코웨이(021240)도 최근 직수형 정수기를 전략적으로 출시하는 등 판도 변화의 움직임도 감지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코웨이가 지난달 선보인 ‘시루직수 정수기’는 불과 한 달만에 5000대 이상이 판매, 출시 초기 국내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시루직수 정수기는 월 렌털 비용이 4만원대로 일반 정수기보다 가격이 높은 편이다. 때문에 출시 한 달만에 월 5000대 이상 판매한 것은 매우 의미있는 수치라는 평가다. 시루직수 정수기는 코웨이가 올 하반기를 위해 내놓은 전략제품으로 ‘RO’멤브레인 필터를 활용한 저수조형과 직수형의 장점만을 적용한 제품이다.

이동림 코웨이 시루직수 정수기 상품기획자는 “깨끗한 물을 마시기 위해 사용하는 정수기의 핵심은 바로 필터”라며 “시루직수 정수기는 가장 세밀하게 거르는 RO멤브레인 필터를 사용하면서 풍부한 유량을 자랑하는 직수 방식을 구현해 낸 혁신적인 제품으로 출시 한 달 만에 5000대 판매를 돌파하는 등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직수형 정수기는 상대적으로 필터 성능이 떨어지고, 저수조형 정수기는 위생 관리가 힘든 단점이 있다. 이에 코웨이는 글로벌 화학소재업체 도레이와 정수량을 30배 높인 ‘시루 2.0’ 필터를 공동 개발, RO멤브레인 필터를 통한 직수를 가능하게 했다. 코웨이는 시루직수 정수기와 관련해 지난달부터 TV광고를 대거 방영하며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간 코웨이는 전통적으로 RO멤브레인 필터(저수조형)를 사용해왔다. 이 같은 코웨이의 변신은 최근 정수기 시장의 변화와 맞닿아 있다. 업계에 따르면 연간 200만대(교체수요 포함) 규모의 국내 정수기 시장에서 지난해 직수형 비중은 50%를 넘어섰다. 올해는 직수형 정수기가 60%로 올라서며 저수조형을 앞지를 전망이다. 직수관을 통해 바로 물이 정수되는만큼 위생성에서 강점을 보여 최근 시장의 대세가 되고 있는 모습이다.

저수조형 정수기 강자였던 청호나이스도 RO멤브레인 필터 방식과 직수형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도도 얼음정수기’를 내놓으며 시장에 불을 지폈다. 식수는 정수력이 뛰어난 RO멤브레인 필터 방식으로, 생활수는 직수로 활용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저수조형 방식에 주력해왔던 청호나이스의 이 같은 움직임도 최근 정수기 시장 변화와 맞물린 행보다. 청호나이스 관계자는 “2가지 방식을 모두 사용하다 보면 RO멤브레인 필터를 사용하는 저수조형 정수기에 대한 정수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을 것이란 의도도 있다”며 “직수형이 대세로 자리잡은만큼 정수기 업체 입장에선 다양한 시도로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고자 하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 직수형 정수기 시장의 강자는 SK매직과 LG전자(066570)다. 각각 시장 점유율은 43%·40% 정도다. 특히 SK매직은 정수기 후발업체였지만 직수형의 트렌드를 선제적으로 짚어 관련 시장의 강자로 우뚝 섰다. 국내 렌털시장 2위 자리까지 치고 올라갈 수 있었던 비결도 직수형 정수기의 영향이 크다. 밥솥업체로 정수기 시장에 뒤늦게 뛰어든 쿠쿠전자(192400) 역시 렌털 사업을 빠르게 키울 수 있었던 요인으로 직수형 정수기 판매가 꼽힌다. 후발업체들의 선두권 진입을 뒷받침했을 정도로 최근 직수형 정수기 시장은 무섭게 확대되는 중이다.

SK매직도 최근 여름철 성수기를 맞아 마케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지난 5월엔 화성공장 환경연구소에서 자사 제품의 ‘미세플라스틱 제거성능 평가’ 실험을 진행, 관련 결과를 소비자들에게 적극 홍보하고 있다. SK매직은 미세플라스틱을 100% 제거할 수 있는 위생력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쿠쿠전자는 필터를 직접 교체할 수 있는 직수형 정수기 판매에 적극 나서고 있다. 쿠쿠전자 관계자는 “누구나 쉽게 필터 교체가 가능한 ‘인앤아웃 직수 정수기’의 강점을 내세우고 있다”며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필터 셀프 교체형 제품 고객들이 앞으로 더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2년간 직수형 정수기 판매가 대폭 늘면서 전체 정수기 시장의 판도도 크게 바뀌고 있다”며 “올 하반기 직수형 시장에 대응한 정수기 업체들의 다양한 전략제품 출시는 물론 영업·마케팅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