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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통 겪은 인도, 대규모 인프라 투자로 성장 잠재력 높아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사진)은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화폐 개혁과 세제 개혁 등 연이은 경제 개혁으로 큰 진통을 겪은 인도가 올해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바탕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구 센터장은 지난해 리서치 센터 내에 글로벌기업분석실을 만들어 해외 주식시장에 대한 분석을 강화했다. 전체 리서치 센터 인력 가운데 20%가량을 투입해 해외 시장 분석하는 데 투입했고 투자할 만한 해외 기업을 고객에게 추천했다. 지난해 강세장을 보인 선진국 증시 가운데 특히 상승폭이 컸던 4차 산업혁명 관련 주식을 심층 분석해 고객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미래에셋대우 글로벌기업분석실이 유망종목으로 추천한 해외기업 가운데 항서제약, 엔비디아, 메이디그룹, 알리바바, 다이후쿠 등은 벤치마크 지수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 1년 동안 해외 분석에 공을 들인 구 센터장이 올해 인도 경제에 주목하는 이유는 인프라 프로젝트 ‘델리-뭄바이 경제회랑(DMIC)’에 1000억달러(106조 5000억원)를 투자하기 때문이다. 델리-뭄바이 경제회랑 프로젝트는 인도 델리와 뭄바이 1500km를 잇는 초대형 산업벨트를 조성하는 프로그램이다. 델리와 뭄바이 사이 회랑지대 주변으로 스마트시티, 발전소, 항구 등 세계적 수준의 산업·물류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구 센터장은 “델리와 뭄바이는 비행기로 2시간 남짓한 거리지만 운송시간은 14일에 달한다”며 “인도 경제의 비효율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반대로 비효율적인 요소를 제거하면 인도의 잠재 성장률 상향 여지도 크다”며 “화폐·세제 개혁 과정에서 지난해 성장률이 하락했던 것은 올해에는 기회 요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도 지난해 11월 인도의 국가신용등급을 ‘Baa3’에서 ‘Baa2’로 한 단계 상향했다. Baa2는 ‘투자등급’ 가운데 밑에서 두 번째에 해당하는 등급이다. 인도 국가등급 전망은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변경했다. 무디스는 진행 중인 개혁이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강화하고 정부 부채 부담을 점진적으로 완화할 것으로 기대했다.
◇국내 증시는 주도주 순환 대비해야…전망보다 대응에 주력할 때
국내 주식시장에선 정보기술(IT)과 헬스케어를 포함한 소비재가 유망할 것으로 내다봤다.
구 센터장은 “지난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종이 독주했다”면서 “4차 산업혁명은 여전히 진행형이기 때문에 IT주 비중을 유지하되 지난해보다는 기대치를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순환매 장세가 펼쳐질 것”이라며 “대형주에서 중·소형주로, IT 중심에서 소비재 산업으로 매수세가 순환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헬스케어 산업도 성장하고 있어 바이오 업종에 대한 관심도 이어질 것”이라며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인한 바이오 업체를 선별해 투자해야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당부했다.
지난해는 대형주를 사서 묻어두면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었지만 올해는 다양한 변화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수익 내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구 센터장은 조언했다.
그는 “센터 내 애널리스트에게 올해는 개별 종목의 정보를 기준으로 업종과 경제로 관심 대상을 넓혀가는 바텀업(상향식 분석·bottom up) 방식을 강조하고 있다”며 “실적이 좋아지는 시기에 맞춰 유망종목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