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미국 1분기 어닝시즌 개막..실적쇼크 예고

이민정 기자I 2015.04.05 17:00:26

올들어 달러 9% 상승.. 해외 수출 늘어도 환노출 커지면서 수익 악화
오라클, 제너럴밀스 등도 실적 전망 하향

WSJ달러인덱스(왼쪽), 2015년 S&P500 기업 수익 전망 (2014년 12월31일 전망치와 2015년 3월18일 전망치)
[이데일리 이민정 기자] 8일부터 원자재기업 알코아를 시작으로 가정용품업체 베드·배스앤비욘드 등 미국 기업들의 1분기(1~3월) 실적 발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가운데 강(强)달러로 수익 악화 전망이 현실화 될 것이라는 우려가 시장을 짓누르고 있다.

◇해외판매 증가했지만 달러 강세로 약 27조 수익 악화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3일(현지시간) 뉴욕 시장에서 달러화는 유로 대비 0.8% 하락해 유로당 1.0976달러에 거래됐고, 엔화는 0.1% 하락한 달러당 118.97엔을 기록했다. 유로화 대비 달러가치는 지난해 27% 상승한데 이어 올들어서도 이미 9%나 뛴 상태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하는 주요 통화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 역시 올들어 5.3% 올랐다.

달러 랠리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자 시장도 분주하게 기업들의 1분기 실적 전망치를 하향조정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지수에 편입된 기업들의 1분기 수익이 3.1% 하락하고 특히 에너지주들의 1분기 수익이 국제 유가 하락과 달러 강세 등의 여파로 1분기 3.6% 하락하면서 9개월간 총 22% 실적 하락을 기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통화환율 컨설팅업체 파이어앱스는 달러 강세로 미국 기업들의 1분기 매출이 약 250억달러(약 27조 3200억원) 규모로 감소하고 순수익으로는 1주당 7센트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데이터정보업체 팩트셋도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에 편입된 기업들의 올 1분기 수익이 전년보다 평균 4.9%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위기가 진행되던 지난 2009년 이후 6년만에 최대 수익 감소 폭이다.

또한 S&P지수에 편입한 가운데 변동성이 심한 에너지주를 제외한 기업들의 판매 실적은 세계 경제 회복 분위기에 호조를 보이더라도 실제 수익은 강달러 영향으로 악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해외 수출 50% 이상을 차지하는 기업들의 판매실적은 0.9% 늘어나지만 수익은 1.3%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특히 경기에 영향을 많이 받는 소비재 부문 산업에 속한 장난감 기업 마텔,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 익스피디아 등이 등의 수익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

실제 개별 기업 가운데서는 소프트웨어·하드웨어업체 오라클과 철도회사 캔자스시티 서던, 아이스크림 하겐다즈 등을 생산하는 식료품회사 제너럴 밀스가 최근 1분기 실적 전망을 크게 낮췄다. 실적 발표가 본격화되면 특히 기업 수익에서 해외판매 수익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수익 악화를 발표하는 기업들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저유가 호재 반영되면 2Q부터 실적 반등 기대

크리스 베넷 S&P 다우존스 선임 애널리스트는 “내수 중심의 소규모 기업보다 해외 수출이 많은 대기업들의 실적 악화 소식을 연이어 듣게 될 것”이라며 “특히 S&P 지수에 편입된 기업들의 수익의 50%가 해외 판매에서 나오기 때문에 환율 변동이 수익에 미치는 영향은 아주 크다“고 진단했다.

다만 아직 국내 수요가 많은 부문을 차지하는 헬스케어 기업들의 1분기 수익과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11%, 9% 상승하면서 전체 산업 군 중 가장 실적이 우수한 산업 부문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 1분기에도 강달러와 유가 하락 등으로 기업 실적이 전반적으로 침체를 보이고 있지만 유가 하락으로 인한 기업 비용 절감 등 긍정적인 면들이 아직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고 저유가 호재가 앞으로 서서히 반영되면 올 한해 전체로 봤을때는 적어도 작년 수준의 실적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투자회사 웰스파고의 스튜어트 프리먼 글로벌주식전략 부문 공동 대표는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근거들이 충분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유가 하락의 긍정적인 측면들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면 2분기부터 서서히 실적이 반등하면서 예년 수준의 실적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