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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국채 먹을 게 없다"..외국인투자자, 日국채 `기웃`

이정훈 기자I 2014.08.11 10:50:20

외국인, 5주일째 日국채 순매수..3년여래 최대
日국채금리 연일 하락세..추가하락 제한 전망도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세계 곳곳에서 고조되는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각광받던 독일 국채(분트)가 사상 최저 수준까지 내려가자 글로벌 투자자들이 또다른 안전자산인 일본 국채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지난달말부터 이달 1일까지 1주일간 외국인 투자자들이 일본 국채를 순매수하면서 최근 5주일 연속으로 순매수 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이 기간중 외국인들의 순매수 규모는 1조2900억엔(약 13조원)으로, 지난 2011년 5월 이후 3년 3개월만에 최대 규모였다.

이같은 외국인들의 일본 국채 매수세는 대표 안전자산인 독일과 미국 국채금리가 큰 폭으로 내려가 투자 매력이 떨어진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6월에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들 가운데 처음으로 마이너스(-) 예금금리를 도입했고, 이후 독일 2년만기 국채금리는 하락세를 이어갔다. 한때 동일만기 일본 국채에 비해 지난해 5월 이후 1년 3개월만에 가장 비싼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일본 국채 매수세가 강화되면서 두 국채금리간 스프레드(금리 차이)는 당시 14bp(0.14%포인트)에서 현재 6bp까지 좁혀졌다.

또한 10년만기 일본 국채금리도 0.5% 수준인 스위스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토루 야마모토 다이와증권 스트래티지스트는 “독일을 비롯한 유로존 국채금리가 계속 하락하면서 유로존 국채가 일본화되고 있다”며 “이 때문에 해외 투자자들은 유로존 국채 비중을 줄이고 일본 국채를 늘리고 있는 만큼 앞으로 일본 국채금리가 더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더구나 일본은행(BOJ)도 지난 8일 양적완화 규모를 유지하면서 수출 경기 둔화를 언급했던 만큼 추가 부양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 설문조사에서 34명의 이코노미스트 가운데 26%가 10월중에, 35%가 연말 이전에 추가 부양책이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미 금리가 너무 낮은 수준까지 내려간 만큼 추가 하락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쿄타로 모리타 SMBC닛꼬증권 스트래티지스트는 “일본은행이 추가로 쓸 수 있는 부양 카드가 제한적인 만큼 일본 국채금리 하락도 제한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특히 펀더멘털로 보면 10년만기 일본 국채금리는 1%를 넘어가는 게 정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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