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마 대중화와 경마 국제화 등을 통한 경제적 효과는 물론 일자리 창출에도 직접적인 기여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독일·프랑스 등 말 산업 선진국들은 우리가 벤치마킹할 부분이 많다.
특히, 걸음마 단계인 한국 승마의 저변확대가 이뤄지면 성장 여력이 충분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최귀철 마사회 말산업진흥처장은 “경마 쪽에 치우친 말 산업을 승마와 함께 50대 50으로 균형 있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며 “학생체험승마 등 승마수요 확대와 승용마 생산농가 육성, 인공수정 기술개발 등 승용마 생산 인프라 구축이 이뤄지면 말 산업 성장가능성은 분명히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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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은 자타가 공인하는 승마 선진국이다. 지난해 말 현재 승마 인구수는 170만 명이 넘는다.
독일 승용마의 총본산은 북부 하노버 지역이다. 현재 독일 승용마의 27% 정도가 이곳에서 공급된다. 전체 독일 승용마의 70% 가까이는 하노버 품종이다. 하노버 품종은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승용마 브랜드로, 날렵하고 온순하게 개량돼 승마용에 적합하다.
독일 최대의 스포츠 호스(웜블러드) 민간생산자 단체인 베르덴 하노버협회는 하노버 품종의 교배와 등록, 혈통·품종관리, 승용마 선발, 경매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1년에 약 1000마리에 대한 경매가 이뤄지고 낙찰 평균가격은 1만4000~1만5000 유로(14일 현재 1유로는 약 1385원)다.
지난 2일 하노버협회를 방문했을 때 베어나 샤데 소장은 “정부로부터 지원을 거의 받지 않고 자생력을 키워왔다”며 “승마를 통해 일으키는 매출규모를 정확히 산출하긴 어렵지만, 연간 900만~1000만 유로의 경제적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협회의 직접적인 수익 이외에도 이 지역에 연간 10만 명이 방문해 3~4일간 머물면서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독일에선 말 3마리당 1명의 일자리가 생긴다며 현재 30만 개 이상의 말 관련 일자리가 있다고도 소개했다.
샤데 소장은 한국의 승마 발전과 관련, “말 산업의 가장 큰 손실은 제대로 알지 못하고 교육(트레이닝)만 하는 것”이라며 “말에 대한 교육은 장기적인 계획(프로젝트)이 필요한 만큼 유기적인 프로세스를 만들어 조직화하고 말과 접촉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 “말 탈 때 자유를 느껴요”..생활 속 승마 뿌리내린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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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루홍스 스루(47·여)씨는 “딸이 1주일에 1회씩 1시간 정도 승마를 즐긴다”며 “스포츠 활동으로 승마가 좋다”고 말했다. 그는 “말은 생명체이기 때문에 동물과의 교감이 필요하고, 아이들도 성격이 차분해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승마클럽 이용 비용은 1년에 600여 유로가 든다. 지자체에서 보조금을 지원해 저렴하게 승마를 즐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개인이 장비 갖추는 데는 조끼와 승마용 장화를 포함해 15유로(약 2만원)면 충분하다. 헬멧과 안장 등의 기초장비는 클럽에 갖춰져 있다. 승마 강습 중인 까미(9·여)양은 “3살 때부터 승마를 배웠다”며 “말을 타는 게 가장 재미있고 자유를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현지 가이드는 프랑스에서 1년에 1000회의 승마대회가 열리고 연인원 100만명이 대회에 참가한다며 전국 7500개 승마클럽 가운데 6000개는 프랑스에서 열리는 모든 승마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랑스는 승마를 통한 말 산업 활성화를 위해 정부에서 20개에 달하는 종마장도 운영하고 있다.
프랑스는 승마와 함께 경마산업도 균형 있게 발전하고 있다. 특히, 프랑스 경마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경마매출이 줄고 있는 것과 달리 나홀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프랑스 경마 매출의 98%는 장외발매소(PMU)에서 발생한다. 아메릭 베르매 생 클라우드 경마장 PMU 국제담당 이사는 “불법경마 근절과 세수확대를 위해 지난 2010년부터 온라인 마권 발매를 허용하면서 매출이 20% 이상 신장했다”며 “최근엔 휴대전화를 통한 경마매출이 급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는 경마 영상 등을 37개국에 수출하고 27개국으로부터 수입하는 등 경마시장의 다변화도 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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