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종원 기자] 한미약품(128940)의 역류성식도염 치료제 ‘에소메졸캡슐’이 국내 개량신약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품(FDA) 시판허가를 얻어, 미국 시장에 진출한다. 지난해 미국에서만 6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한 ‘넥시움정’의 유일한 경쟁자라는 점에서, 성공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보건복지부는 7일 한미약품의 역류성식도염치료제인 ‘에소메졸캡슐’이 FDA로부터 시판허가를 획득했다고 밝혔다.
이 제품은 미국내 처방 1위 제품인 역류성식도염 치료제 ‘넥시움정(아스트라제네카)’의 개량신약이다. 한미약품은 지난 2008년 국내에 제품을 출시한 데 이어 2010년 미 FDA 시판 허가를 신청했지만 아스트라제네카의 특허침해 소송 제기로 시판허가가 2년여나 늦어졌다.
결국 양측은 지난 6월 합의를 이뤘다. 이번 허가는 미국 특유의 허가와 특허를 연계한 ‘해치-왁스만(Hatch-Waxman)’ 제도를 극복한 국내 최초의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미국에서는 특허보유 제약사가 제네릭사에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할 경우 최장 30개월까지 제네릭의 제품 출시를 늦출 수 있다.
이에 따라 한미약품(128940)은 넥시움 특허가 만료돼 제네릭이 출시되는 2014년 5월까지 단독으로 시장을 공략하는 기회를 확보하게 됐다. 조만간 미국 현지에서 제품명 ‘에소메프라졸 스트론티움(Esomeprazole strontium)’으로 미국 파트너사인 암닐을 통해 출시할 계획이다. 회사측 관계자는 “(제네릭 출시 이전에)최대한 빨리 출시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복지부는 에소메졸은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상업적으로 성공하는 최초의 국산 의약품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지금까지 FDA의 시판허가를 받은 국내 제품은 LG생명과학(068870)의 신약 ‘팩티브’와 인성장호르몬 ‘벨트로핀’ 등이 있지만 팩티브는 성과가 미미했고 벨트로핀은 낮은 시장성 등의 이유로 출시조차 하지 못했다.
복지부 정은영 제약산업팀장은 “에소메졸은 넥시움의 2번째 제품으로, 낮은 가격으로 먼저 시장을 선점할 기회를 얻었다”면서 “미국이 의료보장 범위를 확대하면서 제네릭 의약품 선호가 커지는 상황이어서 성공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2011~2012년 한시적으로 추진했던 ‘콜럼버스 프로젝트’를 통해 에소메졸의 품목 인허가, 글로벌 마케팅 등을 지원했다.
정 팀장은 “한미약품(128940) 에소메졸 외에도 LG생명과학(068870), 동아에스티(170900) 등의 5개 제품이 미국에서 임상이 완료돼 금년내 품목 허가가 가시화될 전망”이라면서 “올해가 제약산업 성장의 원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미 FDA 허가를 기다리거나 신청할 예정인 의약품은 LG생명과학의 SR-hGH(서방형 인성장호르몬), 동아에스티의 DA-8159(자이데나)와 DA-7218(슈퍼박테리아 항생제), 녹십자의 IVIG(면역글로불린), 대웅제약의 메로페넴(카바페넴계 항생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