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문제가 된 서울 서초구 헌인마을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과 관련해 "동양건설산업이 어렵다면 (동양건설의 채무인수 부분에 대한) 제3자 인수 등을 포함해 여러가지 대응책을 세우겠다"며 삼부토건과 동양건설을 분리해 회생안을 마련할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이 행장은 이날 서울 중구 회현동에 위치한 우리은행 본점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갖고 "꼬리자르기를 하려면 대주주가 담보를 내놓을 필요없이 회사만 정리하면 되지만 삼부토건은 대주주가 확실한 지원의사를 밝히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우리은행 등 채권금융회사로 구성된 대주단과 삼부토건은 법정관리 철회를 통한 회생방안을 논의중이다.
채권단은 현재 삼부토건의 계열사인 남우관광이 운영하는 라마다르네상스 호텔을 담보로 잡고 신규자금 6000억~7000억원을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이에 앞서 이 행장은 최근 조남욱 삼부토건 회장을 직접 만나 `모든 것을 내놓더라도 회사를 살리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이 행장은 특히 헌인마을 PF 대출과 관련해 "동양건설이 살아날 때와 그렇지 않을 때 두가지로 나눠 시나리오별로 대응할 계획"이라며 "여러 방안을 고민하라고 실무진에게 지시했다"고 말했다.
삼부토건(001470)과 동양건설(005900)은 헌인마을 개발사업에 총 4270억원의 채무인수 약정을 제공했으나 최근 삼부토건에 이어 동양건설도 법정관리를 신청함에 따라 채권단의 만기연장 결정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어느 한쪽이라도 법정관리를 고수하면 PF 만기연장이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은 동양건설이 법정관리를 고수하더라도 제3자 인수 등의 해법을 통해 삼부토건 회생에는 지장이 없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 행장은 "다만 종금사 등 제2금융권과 개인투자자들이 보유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까지 은행들이 전액 떠안을 순 없다"고 선을 그었다. 모든 책임을 은행이 지는 식으로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그는 "한번은 괜찮을지 몰라도 이렇게 되면 차후에도 제2금융권 등이 모든 ABCP를 처리해달라고 할 수 있다"며 "그래선 안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동양건설의 법정관리 신청 철회 가능성에는 "주거래은행인 신한은행이 할 일"이라며 "당연히 함께 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또 PF 대출 사업장에 대한 전수조사를 하기로 했다. 이 행장은 "실무진에게 단순히 고정이하냐 아니냐 식으로 접근할 게 아니라 사업장별로 얼마나 진행됐는지 차입기관은 어디인지 등 세부적인 구조를 분석하도록 했다"며 "환자마다 의사의 처방이 다르듯 이를 토대로 각 사업장에 맞는 처방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PF 전문 배드뱅크 설립안에 대해선 "아직 보고를 받진 못했지만 괜찮은 아이디어"라고 평가했다. 그는 "과거에도 굿 컴퍼니(good company)와 배드 컴퍼니(bad company)로 나눠 부실자산을 배드 컴퍼니에 넘긴 뒤 기업회생을 꾀하는 사례가 있었다"며 "은행 입장에서도 부실채권을 들고 있는 것이나 배드뱅크에 넘기는 것이나 큰 차이는 없다"도 말했다.
올해 경영 실적은 "1조5000억~1조6000억원의 이익이 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2조3369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쌓으면서 1조1523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올해는 현대건설 지분 매각이익 7200억원(세후)이 생기지만 이 돈은 대손충당금 적립 등 부실자산을 털고 가는데 활용할 계획이다. 그는 "올해 대손충당금은 지난해의 절반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행장은 카드 분사와 관련해 "인력배치나 전산문제 등 분사를 하려면 물리적 시간이 필요해 상반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지주(053000)는 카드사업의 마케팅 등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연내 분사를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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