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6천억 배팅한 `경방 타임스퀘어`

유용무 기자I 2009.09.14 14:59:09

쇼핑 공간만 9만평..백화점·마트 등 입점
자동 주차확인시스템·생태공원도 `눈길`
`만성 교통난+상권 미성숙` 부담

[이데일리 유용무기자] 서울 서남권의 중심 영등포. 허름한 건물들 사이로 의리의리한 건물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예전엔 없던 건물이다. 과거 섬유업으로 이름을 날린 경방(000050)의 야심작 `타임스퀘어`다.

옛 경성방직 공장부지에 들어선 타임스퀘어는 외관부터 웅장하다는 느낌이 든다. 얼핏 봐도 규모가 상당해 보였다. 백화점과 쇼핑몰 등 쇼핑공간만 30만2025㎡(9만1500여평).
국내 최고 복합쇼핑몰을 자랑하는 코엑스몰(19만1000㎡, 도심공항터미널 쇼핑시설 미포함)과 비교해 1.5배나 크다. 최근 문을 연 신세계 부산 센텀시티(29만3900㎡)보다도 8만여㎡ 넓다.

호텔(2만5252㎡)과 오피스(4만8721㎡) 건물까지 합치면 그야말로 `메머드급 쇼핑몰`로 불릴만하다.

▲ 타임스퀘어 전경
건물 안은 그야말로 의리의리했다. 총 공사비 6000억원이 투입된 쇼핑공간답게 시원시원하게 매장이 구성돼 있었다. 화려함과 고급스러움도 동시에 묻어났다.
 
특히, 건물 1층 아트리움과 건물 지붕을 대형 통유리 처리해 언제든 자연채광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그랜드 오픈날짜(9월16일)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탓인지 건물 내외부는 막바지 인테리어 공사와 제품 진열 작업이 한창이다. 건물 내부는 밖에서 볼때 보다 더 크고, 넓었다. 대충 살펴보는 데만 족히 2~3시간이 넘게 걸렸다.

타임스퀘어는 각 업종별 톱(Top) 브랜드들이 한데 모였다. 말 그대로 `드림팀(Dream Team)`이다. 신세계백화점을 비롯해 이마트(지하 1~2층), 교보문고(지상 2층), 메리어트 호텔(지하 5층~지상 15층), CGV 영화관(지상 3~8층), 아모리스 웨딩홀(지상 5층) 등 없는 게 없다.

건물은 핵심 상업시설인 CGV·교보문고·이마트 등 `복합타운`과 `신세계백화점`이 좌우에 위치해 있고, 명품관을 포함한 패션몰이 양쪽을 연결하는 구조다. 각 층별론 연결 통로로 따로 마련돼 있다.

▲ 타임스퀘어 1층 아트리움
백화점은 어제의 적(敵)이었던 신세계가 맡는다. 기존 경방필백화점에 신세계 영등포를 합체시켰다. 서울 서남권 유통판도 변화의 `전략거점`이다.
 
백화점(1만3060평)과 더불어 이마트(4260평)도 동시에 들어선다. 두 매장이 같은 공간에 간판을 다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1층엔 타임스퀘어의 자랑거리 명품관이 있다. 2000평 규모로, 루이비통·구찌 등 이름만 대면 아는 20여개 명품 브랜드들로 줄줄이 채워졌다. 교보문고는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에 버금가는 규모(1200평)였고, 영화관 CGV 역시 아시아 최대 크기의 스크린(32×13m)을 갖췄다.

기존 백화점이나 쇼핑몰들에선 볼 수 없었던 수십여 개의 패션 메가숍(Mega Shop, 대형매장)들도 줄줄이 들어섰다. 자라(364.5평)·망고(352평)·GAP(192평) 등 글로벌 SPA브랜드를 비롯해 빈폴(254평)·나이키(100평)·노스페이스(100평) 등이 대표적이다.

볼거리 뿐 아니라 먹거리에도 신경을 썼다. 70년 전통의 불고기명가 `한일관`을 비롯해 `지엔`, `스타차이나` 등 50여개 레스토랑이 한 곳에서 들어와 있었다. 이밖에 키즈테마파크인 `딸기마을, 딸기가 좋아(지하 2층)`와 웨딩홀인 아모리스도 자리했다.

고객들의 쇼핑 편의를 위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초대형 규모에 걸맞게 1800대(백화점 주차장 제외)의 차량 주차와 최첨단 `자동인식 주차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차가 주차장에 들어서는 순간 카메라가 자동차 번호를 인식해 주차한 시간과 위치를 확인해 준다. 
 
▲ 1층에서 바라본 타임스퀘어 천장


또, 5층과 6층엔 4500평 규모의 생태공원을 꾸몄다. 광장·정원·분수 등 도심 속에서도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경방은 이번 타임스퀘어 오픈에 사활을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투자한 금액만 60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경방 전체 매출이 1548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엄청난 배팅이다.

경방 측은 타임스퀘어 운영으로 연간 600억원 수준의 임대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임대료 외 매장 운영비로도 700억원 안팎의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매출 역시 1조3000억원대(백화점 매출 기준, 총매출) 달성을 조심스레 점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만성 교통난에, 상권이 생각만큼 성숙돼 있지 않다는 점에서 성공을 섣불리 예단하긴 아직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타임스퀘어에 올인한 경방의 도전이 과연 성공으로 이어질 지 앞으로 행보에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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