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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윤경철기자] 연예인들이 각종 토크쇼에 나와 가장 많이 쓰는 이야기는 이니셜이다.
실명을 밝히지 않고 이니셜을 쓰는 것은 신상이 공개됐을 때의 입을 피해를 미리 방지하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과도한 이니셜의 사용은 부정확한 소문을 양산시켜 오히려 더 많은 피해자를 낳을 수 있다는 부작용이 있다.
그래서 최근 언론에서는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니셜 사용을 자제하고 있다. 만약 이름을 밝히지 않아야 할 경우에는 이니셜 대신 'A씨, B씨' 등으로 표기하고 있다.
그런데 이니셜 기사로 인해 많은 피해를 입었다고 호소하는 연예인들이 요즘은 오히려 방송에서 더 많이 사용한다.
가수 이기찬은 새 앨범을 발표하고 방송에 출연해 “헤어진 여자친구 K양 때문에 눈물이 났다”고 털어놨다. 이후 포탈사이트에서는 이기찬과 함께 K양이 검색어 1위에 올랐다. 네티즌 사이에서는 이름이 K로 시작되는 여러 여자 연예인들의 이름이 거론됐으며 일부 네티즌들은 이를 게시판에 올리며 댓글 경쟁을 했다.
하지만 이기찬은 끝까지 K양이 누군지 밝히지 않았다. 비난은 받았지만 결과적으로 이기찬 K양 발언은 효과만점이었다. K양과 관련된 기사를 읽은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이기찬과 그의 노래를 기억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기찬의 K양 발언은 이후 다른 가수들에게도 영향을 줘, 최근 가수들이 잇따라 이니셜 사랑이야기를 쏟아내는 것도 이와는 무관치 않다.
은밀한 유혹이나 제의도 스타들이 토크쇼에서 고백하는 단골 소재다.
아유미는 과거 KBS '스타 골든벨' 녹화에서 "연예인에게 대시 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남성그룹의 L씨"라고 이야기했고, KBS 2 TV‘미녀들의 수다’에 출연 중인 아비가일은 ‘재벌2세와 만난 적 있다’고 말했다.
최근엔 영화배우 한지민은 “유명 남자 연예인한테 6개월동안 스토킹을 당한 적이 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원래 이런 이야기들은 예전에는 연예인의 이미지에 해가 된다며 절대 공개하지 않는 금기사항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이야기를 오히려 자랑스럽게 방송에서 공개하는 게 트렌드가 됐다.
연예인들이 이니셜이나 유명 연예인을 활용한 토크는 결국 자신의 앨범이나 영화를 부각시키기 위한 수단이라는 점에서 네티즌들과 시청자들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한 연예인은 이런 현상에 대해 “이니셜 보도에 가장 피해를 입은 연예인들이 거꾸로 이니셜을 끄집어 내서 홍보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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