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점거 9일째 하이트진로 로비서 나와… “옥상 점거는 계속”

권효중 기자I 2022.08.24 10:51:52

화물연대, 24일 하이트진로 본사 1층 로비 점거 해제
17명 조합원 빠져나와…4명, 고공농성 계속
본사 인근 점거도 이어가… “합법 행동, 질서 유지할 것”
오전 11시부터 교섭 재개, 하이트진로 측도 참관인으로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서울 강남구 하이트진로 본사 점거 9일째인 24일 1층 로비 점거를 해제했다. 다만 이들은 옥상 광고탑의 농성은 유지하겠다며 원청인 하이트진로의 책임 있는 태도를 촉구했다.

24일 오전 하이트진로 본사 로비 점거를 해제한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다른 조합원들의 격려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오전 10시 강남구 청담동 하이트진로 본사 앞 인도에는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양 옆으로 늘어섰다. 경찰은 로비에서 농성 중인 조합원들의 신원을 확인 후 한 명씩 내보냈다. 조합원들이 나올 때마다 본사 앞에 있던 조합원들은 “수고했다”고 격려하며 박수를 쳤다. 이들이 나올 때에 맞춰 옥상의 조합원들도 아래를 내려다보며 손을 흔들기도 했다. 약 15분에 걸쳐 1층 로비에 있던 총 17명의 조합원들이 모두 나왔다.

화물연대는 전날 입장문을 통해 “24일 오전 10시부로 진행 중인 본사 로비 농성을 해제한다”며 “고공 농성은 이어가겠지만, 이는 하이트진로와의 대화 물꼬를 트기 위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화물연대는 지난 16일부터 하이트진로 본사 1층과 옥상을 기습 점거해 농성을 벌였다. 옥상에는 이날 기준 4명의 조합원이 남아 있는 상태다. 이에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에어매트 등도 그대로 설치돼 있다.

화물연대는 하이트진로의 물류 자회사인 수양물류를 대상으로 운임 30% 인상, 교용 승계, 공병 운임 인상 등을 요구해왔다. 유가 오름세 등을 감안하면 운임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이들은 이천, 청주, 강원 등 하이트진로 공장에서도 파업을 벌여온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지난 6월 수양물류에 소속된 화물차주 132명의 계약이 해지되기도 했다.

하이트진로 측은 조합원 12명을 대상으로 약 28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고, 지난 18일에는 본사 점거 조합원들을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강남경찰서에 고발하는 등 대응을 이어오고 있다.

로비 농성이 일부 해제된 만큼 향후 협상에 진전이 있을지 주목된다. 앞서 화물연대는 수양물류 측과 지난 19일까지 15차례에 걸친 교섭을 진행했지만 뚜렷한 진전이 없어, 원청인 하이트진로의 역할을 요구해왔다. 하이트진로 측에 따르면 이날부터 수양물류 대표이사가 교섭 당사자로, 하이트진로 물류팀장이 참관인 자격으로 협상에 나선다. 교섭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재개된다.

화물연대는 약 100여명 규모로 본사 인근 점거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진수 하이트진로지부 부지부장은 “힘 없는 노동자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점거를 통한 저항뿐이고, 모두 가족이 있는 운전수로서 주어진 역할을 하길 바라기 때문에 이 곳에 나온 것”이라며 “현재 본사 인근 농성도 헌법에서 보장하는 합법적인 집회 신고에 기반한 것인 만큼 질서와 평화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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