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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700명대를 기록하면서 이른바 ‘4차 유행’을 맞이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서도 시민들의 이동량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뜻한 봄 날씨를 맞아 여행이나 나들이를 떠나는 이들이 늘어난 탓이다. 특히 올 4월 들어 국내선 항공편을 이용하는 승객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보다 더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25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 내 공항별 운송실적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24일까지 김포공항 이용객(출발+도착) 수는 156만573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1만834명과 비교해 2.6배 이상 증가했다. 일평균 국내 이용객 수는 6만5239명으로 코로나19 사태 전인 2019년 4월(5만8164명)보다 12%이상 늘었다.
이처럼 국내선 항공편 수요가 늘면서 해외여행 대체 관광지로 주목받는 제주도에는 연일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 제주관광협회 통계를 보면 지난 1~24일까지 입도(入島)한 관광객은 내·외국인을 더해 총 85만547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6만3380명과 비교해 2배 이상 늘어났다.
또 주말 나들이를 떠난 이들은 고속도로 교통량에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도로공사는 25일 전국 고속도로 교통량을 4주 평균(401만대)보다 33만대 많은 434만대라고 밝히면서 “맑은 날씨에 교통량이 평소보다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공사는 토요일이었던 지난 24일은 최근 4주 평균(452만대)보다 43만대 많은 495만대가 고속도로를 이용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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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과 쇼핑몰 등 인기 있는 나들이 장소에도 주말을 맞아 인파가 몰렸다. 돗자리 등을 대여하는 공원 앞 매장에는 긴 줄이 늘어섰고, 공원 안에서는 햇빛을 피해 한 나무 그늘에 4~5개의 돗자리가 펼쳐졌다. 인근 쇼핑몰은 연인, 가족 단위로 나온 시민으로 혼잡했다. 시민들은 마스크 착용 등 방역 수칙을 지키면서도 현재의 방역 조치의 기준이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쇼핑몰에서 만난 안모(22)씨는 “방역을 이유로 많은 걸 제한하고, 무료 검사도 하는데 확진자가 줄어들고 있지 않은 걸 보면 이젠 방역 수칙이 효과가 없다는 게 보인다”며 “낮에는 어디든 다 돌아다니게 하면서, 왜 밤에 술집 등을 제한하는 건지 등 방역 기준도 확실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진모(67)씨도 “백화점 등은 오히려 사람들이 마스크를 다 잘 쓰고 있어서 더 안전한 것 같다”면서 “오히려 평소에 자주 가는 식당, 카페처럼 마스크를 벗는 곳이 더 위험하다”고 말했다. 또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치’에 대해서도 “네 명씩 가도 모르는 사람이랑 바로 옆 테이블에 앉을 수 있는데, 아는 사람과는 못 앉는다는 게 이상하다”고 꼬집었다.
‘방역 수칙을 좀 더 정교하고, 세부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시민들의 의견도 나왔다. 문모(33)씨는 “이제는 방역수칙의 실효성이 크게 없다고 느낀 시민들이 참아왔던 걸 터뜨리는 것 같다”며 “날씨도 따뜻해지고 경각심도 좀 무뎌지면서 밖으로 나오게 되는 심리”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