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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득층 해외소비 급증…국내소비 전환 위한 대안 필요”

김형욱 기자I 2018.07.29 16:12:11

국회예산정책처, 작년 해외소비 32조원 육박… 9.9%↑
"해외 지출, 내수·고용에 부정적.. 고급 서비스·상품 개발"

연도별 해외 소비지출액과 민간소비 대비 비중 추이. (표=국회예산정책처)
[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해외 소비가 빠르게 늘고 있다. 내수 경기 활성화를 위해선 해외 소비를 국내 소비로 바꿀 상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국회예산정책처(NABO) 분석에 따르면 국내 거주자의 해외 소비 규모는 지난해 31조9374억원으로 1년 전보다 9.9% 늘었다. 해외 소비가 전체 민간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3%까지 상승했다. 2007년 4.2%를 웃도는 역대 최고치다. 국내 소비는 같은 기간 1.7% 증가하는 데 머물렀다.

해외 소비는 2000~2009년 연평균 14.5%, 2010~2017년 연평균 8.7% 늘면서 같은 기간 국내 소비 증가율(각각 3.6%, 2.1%)을 웃돌았다. 1997~1998년 외환위기와 2008~2009년 국제 금융위기 등 대형 악재가 있을 때 외에는 매년 증가했다.

고소득층이 해외 소비 증가를 주도했다. 2005~2015년 기준 5분위(소득 상위 20%) 가구의 해외소비 금액은 전체 해외소비의 절반 이상(54%)을 차지했다.

대부분은 해외 여행이었다. 해외 여행 소비액은 지난해 기준 270억7300만달러(약 30조2800억원·1달러 1118.5원 기준)로 1년 전보다 14.3% 늘었다. 해외 유학·연수 비용은 국제금융위기를 정점으로 꾸준히 줄고 있다. 지난해에도 35억2700만달러(약 3조9400억원)에 그쳤다.

해외 소비는 앞으로도 고소득층 여행을 중심으로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국민소득 향상과 여가문화 확산으로 해외소비는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나라의 국민소득 대비 해외소비 지출 비중은 아직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낮다. 1인당 지출 규모도 중하위권인 22위(569달러·약 64만원)다. 그만큼 더 늘어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오현희 국회예산정책처 경제분석관은 “해외소비 지출에 따른 생산과 고용은 국외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내수경기 활성화나 고용 창출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고소득층 국내 소비가 늘어날 수 있도록 수요에 맞춘 고급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실제 해외 소비 비중이 큰 유럽 중에서도 관광산업이 발달한 스페인이나 프랑스, 이탈리아는 국민소득 대비 해외 소비 비중이 한국보다 낮다.

2016년 기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 국민소득 대비 해외소비지출 비중 비교. (표=국회예산정책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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