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수장 맞은 양대 中企홈쇼핑, 아픔 딛고 '재도약'

김정유 기자I 2018.07.01 19:02:55

광고전문가 최창희씨, 공영홈쇼핑 신임 대표로 2일 취임
홈앤쇼핑도 신임 대표로 최종삼 케이블TV방송협회 부회장 선임
채용비리, 방만경영 등 전임대표 논란 딛고 재도약 '기대'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TV홈쇼핑인 공영홈쇼핑·홈앤쇼핑이 나란히 새로운 수장을 맞고 재도약을 꾀한다. 양사 모두 전임 대표들이 방만경영 및 채용비리 의혹 등에 연루되면서 대외 신뢰도가 땅에 떨어진 만큼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오랜 공석 끝에 자리를 잡은 공영홈쇼핑과 홈앤쇼핑의 새로운 수장들이 어떤 전략으로 조직을 혁신·발전시킬지 업계 관심이 쏠린다.

1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최창희 전 TBWA코리아 대표는 2일 공영홈쇼핑 신임 대표로 취임해 본격적인 경영에 돌입한다. 앞서 공영홈쇼핑은 지난달 28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최 대표를 선임했다. 최 대표는 광고전문가로 글로벌 광고회사 TBWA코리아 대표를 비롯해 광고인협회장, 크리에이티브에어 대표 등을 역임했다. 2012년에는 문재인 대선 캠프에서 홍보고문으로 활동하며 ‘사람이 먼저다’라는 슬로건을 만든 인물이기도 하다.

중기부는 공영홈쇼핑 임원추천위원회에서 올린 3명의 최종 대표 후보군을 지난달 중순 청와대에 전달했다. 지난 1월 기타공공기관으로 전환된 공영홈쇼핑은 대표 선임시 청와대 인사검증 절차를 거쳐야 한다. 공영홈쇼핑은 중기부 산하 중기유통센터(50%)가 최대주주이며 농협경제지주(45%), 수협중앙회(5%)가 지분을 보유했다. 최 대표는 최종 후보군 중에서 청와대의 낙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기부 관계자는 “지난달 중순부터 한 달간 청와대 인사검증을 진행했고 3명의 최종 후보 중 2명이 탈락했다”고 말했다.

이영필 전 공영홈쇼핑 대표는 지난해 12월 주주총회에서 내부정보를 이용한 주식거래 등 방만경영을 이유로 임기를 1년 5개월 남겨두고 중도 해임됐다. 당시 이 전 대표는 “아무런 사유없이 통보했다”며 강하게 반발했지만 내부정보 주식거래 등의 사유가 외부로 알려지면서 공영홈쇼핑의 이미지가 추락했다. 최 대표가 취임해 경영에 들어가면 이같은 상황을 수습하고 ‘중소기업 전용 홈쇼핑’이라는 정체성과 함께 도덕성 강화에 주력해야 할 것으로 보여진다. 또한 2015년 개국 이후 매년 적자를 기록하는 등 아직 자리잡지 못한 공영홈쇼핑의 수익성 강화도 최 대표가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최 대표는 홈쇼핑 업무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다.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최 대표가 문재인 정부의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도 있다. 최 대표는 문 대통령의 경남고 4년 선배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이미 중소기업 관련 기관 등에 낙하산 인사들이 줄지어 있었던만큼 우려가 되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공영홈쇼핑이 정부 정책과 맥을 같이해야 하는 만큼 정부와의 호흡은 잘 맞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공영홈쇼핑과 함께 중소기업 지원에 초점을 맞추는 홈앤쇼핑도 최근 새로운 대표를 맞았다. 홈앤쇼핑은 지난달 7일 최종삼 전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부회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최 대표는 LG전기, LG홈쇼핑(현 GS홈쇼핑) 등에서 임원을 역임했고 2005년부터는 한국케이블TV 울산방송 대표,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부회장 등을 지냈다. 홈앤쇼핑은 중소기업 경제단체인 중소기업중앙회가 최대주주로 32.9%를 보유하고 있고 중기유통센터, 농협경제지주, IBK기업은행 3곳이 각각 15%씩 지분을 갖고 있다.

홈앤쇼핑도 공영홈쇼핑처럼 전임 대표가 일으킨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다. 강남훈 전 대표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채용비리 의혹에 휩싸인 것. 이에 강 전 대표는 지난 3월 임기를 2년 이상 남겨두고 중도 사퇴했다. 지난달 취임한 최 대표는 강 전 대표의 잔여임기인 오는 2020년 5월 25일까지 대표직을 수행한다. 최 대표는 취임하자마자 조직개편을 단행하며 자신의 경영방향 정립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대표 직속 중소기업지원실 신설 등을 골자로 한 조직개편은 중소기업 마케팅 지원 및 판로개척 업무를 최 대표가 직접 챙기겠다는 강한 의지로 풀이된다.

최 대표는 지난달 19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력 효율성이나 기술력을 고려한 조직개편으로 조직체계를 지속가능한 플랫폼으로 만드는 것이 단기적 목표”라며 “홈앤쇼핑이 모바일 사업 중심으로 잘 이끌어왔지만 비교적 카탈로그, 티커머스, 해외사이트 진출 등이 부족한만큼 이런 약점을 어떻게 메워갈 것인지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윤리경영실과 업무혁신팀도 신설했다. 특히 윤리경영실은 강 전 대표로부터 촉발된 채용비리 의혹 등으로 추락한 기업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공적자금이 일부 들어간 중소기업 전용 홈쇼핑들의 수장들이 매번 바뀌는만큼 씁쓸한 측면도 있다”면서도 “새로운 수장들은 기업 이미지가 추락한 중소기업 홈쇼핑들을 기본 취지인 중소기업 판로개척에 주력할 수 있도록 적극 이끌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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