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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聯, 유승민 거취 놓고 셈법 '복잡'

김진우 기자I 2015.06.28 17:13:30

이종걸 "''바람에 휘는 나무'' 유승민, 그 자리에 있을 것"
원내지도부 입장은 복잡. 국회법 재의 실패 책임론 부담
내년 20대 총선서 유승민보단 친박 지도부 낫다는 시각도

[이데일리 김진우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이 ‘거부권 정국’에서 취하고 있는 스탠스는 청와대와 각을 세우고 새누리당 원내지도부를 설득해 재의 절차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번 사안의 본질이 청와대 대 국회, 여당 내 친박(친박근혜) 대 비박(비박근혜) 갈등에 있다는 게 판단의 기저에 깔려 있다.

하지만 새누리당에서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를 놓고 계파 갈등이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새정치연합의 정세 판단도 분주해지고 있다. 친박 대 비박 갈등이 새누리당과 청와대의 문제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여당 내 ‘힘겨루기’의 결과가 국회법 재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종걸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28일 기자들과의 오찬에서 유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에 대해 “유 원내대표가 바람에 휘는 나무 같다”며 “곧 바람은 지나가고 나무는 그 자리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와 친박이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압박하고 있지만 이번 사안이 잘 정리되고 유 원내대표가 유임됐으면 하는 의중을 내비친 것이다.

이 원내대표의 발언이 원칙에 가까운 입장이라면 새정치연합 원내지도부의 셈법은 조금 더 복잡하다. 여당의 본회의 표결 불참으로 국회법 재의가 실패하고 유 원내대표의 거취 역시 유임으로 결론이 난다면 새정치연합 원내지도부는 사실상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원내지도부의 한 의원은 “우리도 의회정치를 할 만큼 한 것인데 새누리당이 어물쩍 넘어가려고 한다면 우리가 앞으로 협상을 왜 하겠나. 신뢰관계가 다 깨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경우 유 원내대표와 함께 국회법 중재안에 합의한 이 원내대표의 리더십에 타격을 입힐 수 있다.

당내 강경파로 분류되는 재선 의원은 “국회법 개정안 문제는 모법의 제정 취지에서 벗어난 행정입법을 국회가 수정하는 권한에 대한 문제로 결국 세월호특별법 시행령을 수정할 수 있느냐 없느냐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지금 상황에서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이 원내대표의 리더십에 의문을 표했다.

당 일각에서는 내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유 원내대표가 사퇴하는 게 선거에 유리하다는 의견도 있다. 유 원내대표가 보수의 혁신을 내세우며 중도층의 표심을 공략하고 있는데 차라리 친박 원내지도부가 들어선다면 여야 대치는 강화되겠지만 선거 전략상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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