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중국 인터넷게임 및 소셜미디어그룹 텐센트가 미국의 케이블채널 HBO와 중국내 독점 계약권을 체결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5일(현지시간) 텐센트가 HBO의 드라마와 영화를 중국에서 독점적으로 공급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HBO는 타임 워너가 소유한 회사로 왕좌의 게임, 뉴스룸, 밴드오브브라더스 등 인기 드라마 시리즈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엔 온라인 스트리밍 방송업체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마화텅 텐센트 회장은 “이번 파트너십으로 우리는 전세계적으로 히트친 여러 프로그램들을 우리의 플랫폼을 통해 선보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계약으로 텐센트는 HBO프로그램의 독점 방송권을 얻었지만, 아직 넘어야할 산은 많다. 중국 정부의 규제로 그동안 해외 드라마 내용 중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장면이 모두 삭제돼 방송됐기 때문이다. 중국 이용자들은 “줄거리도 제대로 알 수 없다”며 원성이 높아진 상태다. 중국의 인터넷·TV 등 정책규제를 담당하는 광파전영전시총국(SARFT)은 매주 새로운 드라마 등을 검열했으며 지난 9월에는 국내 웹사이트에서의 외국콘텐츠 방영 비율을 30%로 제한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텐센츠·HBO 계약으로 당국이 검열 수위를 완화할 지 기대하는 눈치다. 규제당국의 검열 상태에 따라 독점계약의 효과 정도가 달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4월 HBO 드라마 ‘왕좌의 게임’의 편집판을 방영했던 페이티비측은 “텐센트가 보다 유연하게 대처하길 바란다”며 “아마도 보다 예술적인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응원했다. 텐센츠 측은 앞으로 정부와 함께 이에 대해 꾸준히 논의할 뜻을 내비쳤으며 최상의 스트리밍 비디오 서비스를 제공하겠고 강조했다.
텐센트 비디오는 중국에서 요쿠, 아이치이 및 소후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지난 2분기 730억 방문자와 3900만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