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삼성전자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지난해 말부터 시장과는 상관없이 선전하면서 100만원대를 회복하더니 이후에도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3일에는 장 초반부터 사상 처음으로 110만원까지 오르며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마감시간이 다 돼 가면서 재차 상승폭을 확대해 110만5000원으로 장중, 종가 기준으로 모두 최고가를 다시 썼다.
◇ 실적 좋은데 업황 회복 기대감까지
전문가들은 삼성전자(005930)의 `이유있는 강세`는 무엇보다 실적의 힘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일단 오는 6일 발표될 예정인 지난해 4분기 잠정실적이 예상대로 양호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박영주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 4조7000억원을 웃도는 5조1000억원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예상대로 양호한 실적일 뿐 아니라 창사 이래 최대 분기 실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더해 올해는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신현준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스마트폰, 태블릿 PC, 울트라북 등 모바일 디바이스 시장의 성장이 지속되고 있다"며 "부품에서 제품까지, 고급형에서 보급형까지 `골든 포트폴리오`를 완성한 역량을 바탕으로 사상 최고의 실적을 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D램 가격 바닥이 확인되는 조짐을 보이는 등 IT 전체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점도 주가에 긍정적이다.
한편 시황 전문가들도 삼성전자의 상승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입장이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삼성전자에 대해)완전히 다른 그림이 그려지고 있다"며 "지난해 초에 자동차주와 같은 상승 모멘텀이 있다"고 말했다.
◇ 시장이 어려울 땐 `대장주가 답`
삼성전자 주가가 이처럼 가파르게 오른데는 자문사와 운용사의 `러브콜`도 한 몫을 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연말까지는 주로 자문사들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몰렸으며 지난해 말부터는 기관투자자들도 삼성전자의 비중을 늘리기 시작했다.
한 자문사 대표는 "요즘에는 기관들도 시가총액 비중만큼 (최대로) 삼성전자를 담고 있다"며 "K1과 브레인 등 업계 상위 자문사들은 이미 적게는 20%에서 최대 40% 가까이 삼성전자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 랩 운용 담당자도 "지금은 더 사기도 부담스럽지만 팔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일단은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큰 손`들의 이 같은 삼성전자 사랑은 그만큼 시장이 어렵다는 이야기라는 분석도 나온다.
신긍호 한국투자증권 고객자산운용부장은 "시장 전망이 불확실한 만큼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인 삼성전자의 비중을 높게 가져가는 것"이라며 "밸류에이션상으로도 아직 싸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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