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증권가 빅뱅 시나리오는 있는데···현실화될까 ?

김정민 기자I 2010.07.16 13:54:43

우리투자 등 매물 등장 가능성
은행계 중소 증권사 M&A로 수위권 도약 검토

[이데일리 김정민 기자] 여의도 증권가가 때아닌 대형 M&A설로 시끄럽다. 툭하면 터져나오는 루머지만 이름이 오르내린 증권사는 주가까지 출렁인다.
 
매물로 거론되는 증권사들은 한 목소리로 매각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하지만 중소형사 난립으로 경쟁력을 잃고 있는 증권업계의 재편 필요성을 반영하고 있는 만큼 현실화될 가능성도 상당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금융지주사 출범후 사업확대를 모색하며 증권업 진입을 서둘러 온 은행계 증권사들이 태풍의 눈이 될 전망이다. KB금융(105560)지주, NH농협 등 최근 증권업에 진출한 대형 은행에서는 '은행-카드-증권'의 3각축을 완성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증권부문의 규모확대가 절실한 실정이다.

◆매물 거론 증권사는 어디?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업계 판도를 바꿀만한 메가톤급 매물로 우리투자증권(005940), 현대증권(003450) 등 두 곳을 꼽는다. 현대그룹과 현대증권은 매각 가능성을 전면부인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현대상선의 실적개선이 빠르게 이뤄지지 않거나 현대건설 인수전에 현대그룹이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되면 현대증권을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는 소문이 끊이질 않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투자증권(005940)은 이달말까지 확정키로 한 우리금융(053000) 민영화 방안에 따라 향방이 갈린다. 다만 국내에 시가총액이 12조원에 달하는 우리금융을 인수할 곳이 마땅치 않다는 점에서 분리매각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특히 우리금융 보유지분 34.96%만 인수하면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는데다 증권업계 최고 수준의 수익창출 능력을 갖췄다는 점에서 매물로 등장할 경우 인수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아울러 현재 2년째 국회에서 계류중인 `공정거래법 개정안` 통과가 계속 지연될 경우, 일반 지주회사가 금융계열사를 보유할 수 없다는 현행 규정상 SK그룹은 SK증권(001510)을 내년 7월까지, 두산은 BNG증권을 연말까지 매각해야 하는 처지에 몰리게 된다.

◆예비 인수후보 1순위..은행계 증권사

인수후보로는 자금력 있는 은행계 증권사와 롯데 등 호시탐탐 증권업 진출을 모색중인 대기업들이 거론된다.

KB금융지주는 주력인 국민은행이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실적악화에 시달리기는 했으나 내부 유보된 현금만 수조원대에 달하는 등 여전히 막강한 자금력을 과시하고 있다. 국민은행 노조 등 내부 반발이 거세 대형은행 인수가 당장은 어려운 만큼 우선 증권업계에서 영역확충을 모색할 공산이 있다. 

이와 관련해 KB금융은 지난해 7월 이사회에서 1조원 가량의 유상증자를 결의, 증권사 인수를 공식적으로 선언하기도 했다. 

KB투자증권 고위 관계자는 "후발 은행계 증권사들의 경우 현재 규모로는 업계 수위권 진입은 10년이 걸려도 어렵다"며 "금융그룹 수준에 걸맞는 규모 확대를 위해서는 과거 신한과 굿모닝증권간 합병과 같은 대형 M&A외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농협 또한 증권부문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 추가 M&A를 꾸준히 검토해 왔다. 지금은 `신경분리`라는 최대 현안에 수면아래로 가라앉아 있지만 신경분리 작업이 일단락될 경우 종합융그룹 체제 완성을 위해 공세적인 인수합병에 뛰어들 가능성이 크다.

NH투자증권(016420) 관계자는 "2008년 이후 추가합병을 통한 대형화 방안을 검토해 왔지만 마땅한 매물이 없는데다 신경분리 작업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다"며 "지주사 출범이후에 다시 생각해 볼 문제"라고 말했다. 정부는 내년 1월 금융지주사 출범을 요구하고 있다.

▶ 관련기사 ◀
☞어윤대 "국민은행장 서베이 득표 상위 3명중 1명 뽑겠다"
☞(특징주)KB·우리 동반 약세..외국인 "민영화 이후 우려"
☞KB금융 `어윤대式 군살빼기+소통` 시동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