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침체로 철강 수요가 줄어들면서 과거 가격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했던 광산업체들이 올해 협상에서는 수세에 몰렸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포스코 등 국내 주요 철강업체들도 예년보다 저렴한 가격에 원료를 들여오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하반기쯤에는 철강제품 가격 인하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포스코, 원료가격 협상 `막바지`..전년대비 대폭 인하 요구
철강업계 등에 따르면 포스코(005490)는 현재 글로벌 광산업체와 철광석 가격 협상을 진행 중이다. 당초 이달 중 가격협상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었으나 광산업체들과 포스코 등 철강업체간의 가격 인하폭 차이가 커 막바지 조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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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희 포스코 사장은 "현재 원료가격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철강회사가 협상에서 우위에 있다"면서 "우리는 지난 2007년 수준으로 맞춰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영태 포스코 원료구매실장(부사장)도 "일부 원료탄은 전년대비 57%~60% 수준에 인하를 결정, 합의중에 있다"며 "철광석 가격은 철강사들은 지난해 보다 50%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호주 3위 철광석 광산업체인 포테스큐 메탈의 앤드류 포레스트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철광석 가격은 2007~2008년도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해 양측간 큰 틀에서는 합의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 中 협상결과 주목..3분기쯤 가격 인하 가시화
포스코의 원료가격 협상 결과는 국내 철강업체들의 가격 결정에 있어 바로미터가 된다. 따라서 포스코와 광산업체간의 원료가격 협상 결과는 국내 철강업계에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아울러 최근 세계 철강업체 3위로 등극한 중국의 바오산 스틸과 광산업체들간의 원료가격 협상도 포스코의 가격 협상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바오산 스틸의 경우 전체 중국 철강업체들의 원료가격 협상의 대표자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게다가 구매력이 크기 때문에 광산업체와 바오산 스틸간 가격협상 결과가 포스코 등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포스코의 경우 오는 5월쯤에는 협상이 완료될 것으로 보이며 이렇게 되면 늦어도 3분기에는 철강제품 가격인하 소식이 들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은연 포스코 마케팅전략실장(상무)은 "시중에 재고가 정상치보다 많은 상황"이라며 "일부 재고 평가손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현재 수입재와 가격차가 나고는 있지만 인하시기 폭 등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가격인하는 하반기 이후에나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황 실장은 말했다.
◇업계 "포스코 가격인하시 국내 시장에 영향"
업계에서는 포스코의 철강가격 인하가 실제로 가시화될 경우 국내 철강제품의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포스코는 고로에서 직접 쇳물을 생산하는 만큼 가격경쟁력이 뛰어나 다른 철강업체 보다 싼 값에 철강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따라서 포스코가 가격을 인하한다면 여타 국내 철강업체들도 자의건 타의건 시장의 인하 요구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3분기쯤 포스코가 가격을 인하한다고 한다면 현재 시장에서 포스코 가격이 기준가격으로 통용되는 만큼 어느 정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국제강 관계자도 "동국제강은 이미 선제적으로 가격을 인하해왔다"면서 "하지만 포스코가 3분기쯤 가격을 인하한다면 시장 상황에 따라 가격적인 측면에 대해 업계에서도 다시 한번 재고해 볼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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