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이달들어 크게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며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
17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에만 총 3조1836억원을 순매도했다. 월별 추이로 보면 이미 지난 8월과 9월의 순매도 규모를 넘어선 상황이다.
외국인 보유비중은 지난달 18일에 다시 30% 대를 깨고 내려간 뒤 지난 15일에는 29.34%를 기록, 집계가 시작된 2001년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외국인 보유물량 역시 지난 8일 200조원을 깨고 내려갔으며 이는 지난 2005년 7월 이후 3년3개월만에 처음이다. 지난해 7월25일 349조565억원으로 고점을 찍은 이후 1년3개월만에 168조원이 사라진 셈이다.
외국인이 이처럼 매도강도를 높이고 있는 것은 우선 미국발(發) 금융위기에 따른 현금 확보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헤지펀드의 환매와 국내 금융사들의 신용위험이 불거지며 최근들어 매도수위가 더욱 높아졌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매도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 침체가 직접적인 원인이지만, 유동성 공급 조치가 잇달아 나왔음에도 매도 규모가 줄지 않고 있는 것은 헤지펀드들의 환매 압력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정명지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S&P와 무디스 등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국내 은행권에 대한 신용도를 지적함에 따라 국내 신용위험이 부각, 외국인 매도 압력이 높아졌다"고 판단했다.
이 연구원은 "외국인은 경기가 최저점을 지났다는 확신이 들기 전까지 쉽게 매수우위로 돌아서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삼성전자(005930)처럼 글로벌 경쟁력 있는 종목들을 선별적으로 매수에 나설 가능성은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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