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황은재기자] "CD 금리가 더 오른다면 은행채로 가야죠"
한국은행의 지급준비율 인상으로 은행들이 지준 적수를 확보하기 위해 양도성예금증서(CD) 발행을 늘리고 있다. 공급이 늘면서 CD금리는 91일물 금리는 4.6%대로 올라섰다.
또 이날 실시된 통안증권 91일물 경쟁입찰 결과 낙찰금리가 전날 증권업협회가 고시한 CD 3개월물 낙찰금리보다 1bp 가량 높아 단기 채권에 대한 부담을 드러냈다.
28일 발행되고 있는 AA급 전북은행 3개월물 CD는 전날 민간채권평가사들의 평가 금리보다 1~2bp 높은 4.67~4.68% 수준을 보이고 있다. 반면 CD를 매수하는 기관들은 단기금리 상승을 기다리며 적극적인 매수보다는 `관망`하고 있는 형국이다.
전날인 27일에도 국민은행을 제외한 주요 은행들이 CD 발행에 나섰지만 시장에서 소화된 정도는 몇백억원 수준에 불과해 CD 매수세 유입이 느긋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지준율 인상 이후 CD를 발행이 늘고 있지만 CD 매수 쪽이 도망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실제 거래가 많지 않다"고 전했다.
A시중은행 자금관계자도 "만기 돌아오는 CD가 있어 차환발행을 하려고 해도 전혀 발행이 안된다"며 "CD 시장이 죽었다"고 말했다.
지준율 인상이 첫 적용되는 12월에는 더 늘 것으로 보여 발행 증가에 따른 CD금리 상승세가 확대될 가능성도 높다. 그러나 은행들의 입장은 CD금리가 크게 오를 경우 CD발행 대신 만기가 긴 은행채 발행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B시중은행 자금부 관계자는 "지준율 인상으로 5조원 가량의 유동성이 흡수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 정도 자금은 전체 은행으로 보면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수요쪽에서는 큰 재료로 보고 있는 것 같다"며 "당분간 CD 금리가 오를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그러나 "3개월물 CD가 4.70%선까지 간다면 CD를 발행할 이유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장기채권에 대한 수요가 꾸준하기 때문에 단기 CD로 자금을 조달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일부 은행들의 경우 CD발행보다는 은행채쪽을 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은행채 발행 만기도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단기금리가 오르면서 1년물 금리 등도 함께 오를 것으로 보여 금리 상승세가 진정되기까지 투자수요가 감소하는 반면, 장기채권에 대한 수요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A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입장에서는 1년만기 은행채 발행을 원하지만 시장에서 소화가 안될 것이고 결국 더 만기가 긴 채권 발행 할 수 밖에 없다"이라고 밝혔다.
D시중은행 관계자도 "CD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은 만기가 짧아 안정적이지 않고 매수처도 없다면 결국 1년 이상 장기로 은행채를 발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