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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더 의외인 건 이 임무를 맡은 사람이 전문 우주비행사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는 중학교 과학교사다. 평범한 일상을 살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인류의 운명을 떠안게 된 셈이다. 이 설정 하나만으로도 이야기는 긴장감을 갖는다. 준비된 영웅이 아니라, 상황에 떠밀려 선택된 사람. 그래서 더 현실적으로 느껴진다.
이 상황을 조금 다르게 보면, 하나의 스포츠 경기처럼 보인다. 인류 대표 선수 한 명이 우주라는 거대한 경기장에 나선다. 상대는 특정한 적이 아니라 자연법칙과 시간, 그리고 점점 식어가는 태양이다. 경기 규칙은 쉽다. 문제를 해결하면 생존, 실패하면 멸망. 판정승은 없다.
여기에 흥미로운 요소가 하나 더해진다. 주인공이 우주에서 만나게 되는 ‘로키’라는 외계 존재다. 처음에는 낯설고 두려운 존재다. 하지만 곧 서로 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각자의 행성을 구하기 위해 나온 존재들. 그렇게 둘은 협력하게 된다. 이야기는 일반적인 생존 서사를 넘어선다. 서로 다른 존재가 언어와 방식의 차이를 넘어 힘을 합친다. 이 작품에서 가장 따뜻한 부분이다.
이제 제목 이야기를 해보자. ‘헤일 메리(Hail Mary)’. 이 말은 원래 가톨릭의 기도문에서 나온 표현이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미식축구 용어로 더 널리 알려져 있다. 경기 종료 직전, 패배가 거의 확실한 상황. 팀의 운명을 걸고 마지막으로 던지는 긴 패스. 성공 확률은 높지 않다. 수비는 이미 대비하고 있다. 시간도 거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던진다. 왜냐하면 그 방법밖에 없기 때문이다.
‘헤일 메리’라는 말에는 도전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다. 계산과 전략을 넘어서는 선택, 어느 정도는 운에 기대는 결단이다. 말 그대로 ‘될지 안 될지 모르지만, 그래도 던진다’는 의미다. 이 표현이 유명해진 계기도 흥미롭다. 1975년 댈러스 카우보이스와 미네소타 바이킹스와 플레이오프 경기 때다. 10-14로 뒤지고 댈러스의 쿼터백 로저 스타우벅은 마지막 공격에서 50야드 초장거리 역전 터치다운 패스를 성공시켜 팀의 극적인 역전승을 이끌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던 스타우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눈을 감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던졌다”고 말했다. 그 이후 ‘헤일 메리’는 기적을 기대하는 마지막 시도를 뜻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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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표현에는 미식축구 용어들이 생각보다 많다. 회의를 시작할 때는 ‘킥오프(kick off)’라고 한다. 회사에서 큰 성과를 내면 ‘터치 다운(touch down)’이라고 말한다. 중요한 일을 놓치거나 실수를 하면 ‘드롭 더 볼(drop the ball)’이라고 표현한다. 경기장에서 쓰이던 말들이 일상과 비즈니스 언어 속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든 것이다. 보이지 않지만, 어딘가에 작은 경기장에서 뛰고 있는 셈이다.
우리도 크게 다르지 않다. ‘9회말 투아웃’, ‘홈런 쳤다’, ‘작전타임을 갖자’ 같은 표현은 이미 일상어다. 스포츠는 경기장을 넘어, 사람들이 상황을 이해하고 설명하는 방식이 된다. 긴장, 선택, 실패, 성공까지. 삶의 중요한 장면들이 스포츠의 언어로 번역된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프로젝트 헤일 메리’라는 제목은 꽤 직관적이다. 인류가 선택한 마지막 시도, 성공을 장담할 수 없지만 포기할 수는 없는 한 번의 패스. 이 이야기는 거창한 우주탐사 이야기다. 동시에 매우 인간적인 이야기다. 극한의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우리 삶도 크게 다르지 않다. 대부분의 시간은 계산과 계획 속에서 흘러간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결국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그 선택은 때로 충분한 고민 없이 이뤄질 수 있다. 그래도 공을 던져야 하는 순간이 있다.
가끔은, 정말 가끔은, 그 공이 예상치 못한 궤적을 그리며 역전승을 이끌어낸다. 우리는 그 순간을 ‘기적’이라고 부른다. 어쩌면 ‘헤일 메리’라는 말이 오래 살아남은 이유도, 그런 순간을 모두가 한 번쯤은 경험해봤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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