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인요한에 혁신 '전권' 맡긴다…"대통령실과 교감 없었다"(종합)

경계영 기자I 2023.10.23 10:07:20

與최고위원회의서 혁신위원장 의결
김기현 "지역주의 해소·국민통합에 식견"
위원회 구성부터 활동 범위까지…위원장에 권한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국민의힘은 23일 당 변화와 쇄신을 주도할 혁신위원회(가칭) 위원장에 인요한 연세대 의대 교수를 임명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인요한 교수에게 혁신위원 인선부터 혁신위 활동 범위까지 전권을 주겠다고 강조했다.

인요한 연세대 의대 교수가 지난 8월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공부모임 ‘국민공감’에서 ‘선진국으로 가는길, 우리가 잃어버린 1%’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與혁신위원장에 인요한…“최적 처방 기대”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인요한 교수를 혁신위원장에 임명하는 안을 의결했다. 김기현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정치 개혁 필요성에 깊이 공감하고 투철한 의지를 갖고 있는 만큼 우리 정당을 보다 신뢰 받는 정당으로 재탄생시키는 데 최적의 처방을 내려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19세기 미국에서 한국으로 건너온 선교사 유진 벨 씨의 증손자인 인 교수는 가문이 4대째 한국에서 교육·의료 활동을 펼친 공로를 인정받아 2012년 1호 특별귀화자가 됐다. 그는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의 외신 통역 활동을 했으며 1992년 한국형 앰뷸런스를 개발하기도 했다.

지난 11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패배한 이후 혁신기구 구성을 추진해온 국민의힘은 혁신위원장 후보를 물색해왔다. 인요한 교수는 전날 밤 망설임 끝에 김 대표에게 수락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인 교수 인선 배경을 두고 “우리 당 약점을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일반 국민의 시각에서 진단해 개혁을 이뤄내고 취약 지역·계층에 대한 소구력을 높여야 하는데 당 밖의 시각이 더 객관적이고 정확하다”며 “그러면서도 우리 당이 추구하는 가치와 철학, 지향점에 대한 이해가 기본적으로 바탕돼야 한다는 것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난 8월 우리 당 모임의 발제자로 온 인 교수는 타협의 부재, 배타적 줄 세우기, 상대에 대한 증오와 배제의 강화 등 현실 정치의 민낯에 대해 뼈아픈 조언을 했다”며 “스스로 김대중 대통령을 존경한다고 밝히며 최근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에서 전라도 대통령을 만들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하는 등 지역주의 해소와 국민통합에도 깊은 안목과 식견이 있다”고 치켜세웠다.

◇혁신위에 전권 준다…“공천까지 범주 넘나들 수도”

김기현 대표는 인요한 위원장에게 혁신위원회 명칭부터 위원 임명, 활동 범위·기한까지 제반 사항에 대한 전권을 부여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인 위원장을 중심으로 꾸려질 혁신위는 전권을 갖고 자율적·독립적 판단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요한 위원장의 권한이 공천까지 포함될지에 대해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후 취재진을 만나 “전권을 주기로 했으니 인요한 위원장이 의견을 제시한다면 얼마든지 범주를 넘나들며 활동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혁신위 경계가 불분명해 모든 것을 포괄할 수 있다고 해석해도 된다”고 전했다. 당내 사정에 밝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선 “혁신위원 구성에 따라 정치권과 당내 상황이 반영되는 것은 가능할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도 국민의힘은 이번 혁신위원장 임명이 대통령실과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앞서 천하람 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이날 M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인요한 교수가 얼마 전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과 대담도 했다. 어떤 방향성, 의도를 갖고 된 카드냐 지켜봐야 될 것 같다”고 대통령실과의 연관성 가능성을 제기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대통령실과의 사전 교감은) 없었다”며 “실무자 포함된 자리에서 브레인 스토밍할 때 아이디어로 던져졌다. 인재 풀을 제공받을 수 있는 상황이지만 지금과 같은 오해가 있을 수 있어 전혀 그런 것도 하지 않을 정도로 당 내부에서 움직였다”고 반박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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