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자포리자 원전 또 공격…방사성 물질 유출 위험"

장영은 기자I 2022.08.28 17:11:51

원전 운영 우크라 국영기업, 러 추가공격 주장하며 경고
"발전소 인프라 파괴…방사성 물질 유출 위험 높아"
우크라·러, 원전 인근 포격 두고 서로 상대편 탓으로 돌려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원전) 인근에서 주말 동안 또 포격이 발생해 방사성 물질 유출 우려가 제기됐다. 단일 규모로 유럽 최대 규모이자 방사성 물질을 보관하고 있는 자포리자 원전 인근에서 포격 및 드론을 이용한 공격 등이 발생하면서 핵 재앙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 (사진= 구글지도)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이날 자포리자 원전 주변에서 발생한 포격을 두고 서로 상대편의 소행이라고 비난했다.

러시아의 통제 하에 자포리자 원전을 운영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국영 원전 운영사 에네르고아톰은 러시아군이 지난 24시간 동안 발전소 부지에 추가 포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에네르고아톰은 텔레그램을 통해 “현재 피해 상황이 확인되고 있다”며 “주기적인 포격으로 발전소 기반시설이 파손됐으며 수소 누출과 방사성 물질 유출 위험이 있으며 화재 위험도 높다”고 적었다.

반면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군이 만 하루 동안 이 발전소를 세 차례 포격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측은 “총 17발의 포탄이 발사됐으며 그 중 4발은 핵연료가 보관된 특수건물 옥상에 명중했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현지 당국이 자포리자 원전의 방사성 물질 유출에 대비해 발전소 주변 35마일(약 56㎞) 이내에 거주하는 주민 40만명에게 아이오딘(요오드) 알약을 배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방사능이 유출되면 방사성 아이오딘 등이 방출되는데, 아이오딘을 먼저 복용하면 갑상샘이 포화상태가 돼 방사성 아이오딘의 축적을 막을 수 있다. 자포리자 원전과 가까운 러시아 점령 도시인 에네르호다르에서 망명한 드미트로 오를로우 시장은 이날 아이오딘 알약 2만5000정을 주민에게 배포했다고 말했다.

앞서 자포리자 원전에는 이달 5∼6일에 이어 11일에도 포격이 잇따라 발생하며 전원 공급선과 통신선 등이 일부 파손됐다. 지난 20∼21일에는 포탄이 떨어져 원전 내 화학시설 등 기반시설이 피해를 입었다.

한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최근 자포리자 원전 안전 상태를 점검할 국제원자력기구(IAEA) 시찰단 파견에 합의했으며 이르면 29일 방문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측은 IAEA 점검을 앞두고 원전 내 범죄와 원전을 군사기지로 사용하고자 하는 의도를 은폐하고자 직원들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고 에네르고아톰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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