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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내년에 첫 전기차 전용 공장 짓는다(종합)

송승현 기자I 2022.07.12 10:12:08

노사, 국내공장 미래 투자 관련 특별 합의서 마련
2023년 공장 착공 후 2025년 전기차 양산 목표
1996년 아산공장 이후 29년 만에 국내 공장 설립
국내 공장, 글로벌 허브·미래산업 선도기지 육성

[이데일리 송승현 신민준 기자] 현대자동차(005380)가 내년에 국내 최초로 전기자동차 전용 생산 공장을 짓는다. 현대차가 국내에 차량 생산 공장을 설립하는 것은 지난 1996년 이후 29년 만이다. 현대차는 내년에 전기차 전용 생산공장을 착공한 뒤 2025년에 전기차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노사는 지난 5월 10일 울산공장 본관 동행룸에서 교섭대표 6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2년 임금·단체협약 협상 상견례를 가졌다. 현대차 노사 관계자들이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노사, 미래 경쟁력 강화에도 합의

12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전날 열린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15차 교섭에서 글로벌 완성차산업 전환기 대응과 국내공장 미래 비전, 고용안정 확보를 위한 ‘국내공장 미래 투자 관련 특별 합의서’를 마련했다.

합의서에는 전기차 전용 공장을 오는 2023년 착공해 2025년에 양산을 시작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아울러 합의서에는 완공되는 전기차 전용 생산 공장에 차종을 이관하는 등 물량을 재편성하고 기존 노후 생산라인을 단계적으로 재건축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현대차의 새 차량 생산공장이 설립되는 것은 지난 1996년 아산 차량 생산공장 이후 29년 만이다(공장 완공 기준). 현대차의 전기차 전용 생산공장 설립 지역과 규모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현대차 노사는 이번 새 차량 생산공장 건설을 비롯해 회사 미래 경쟁력을 위해 노력하는데에도 뜻을 모았다. 먼저 현대차 사측은 이번 국내 투자 계획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자 미래 제조 경쟁력 강화, 작업성·환경 개선을 위한 최첨단 생산·품질 시스템 도입 등도 적극 추진한다. 이에 따라 내연기관차 파워트레인 부문 고용보장 방안, 산업 전환과 연계한 다양한 직무 전환 교육 등을 마련한다.

현대차 노동조합은 이번 투자 계획과 연계한 글로벌 수준의 생산 효율 향상과 품질 확보 등에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현대차 노조는 또한 △차종 이관 △인력 전환 배치 △양산 전 교육 △양산 후 투입 비율 조정 및 시장 수요에 연동한 생산 등 제반 사항에 대해 최대한 사측에 협조한다.

현대차 노사는 자동차산업이 내연기관에서 전기차 넘어가는 등 시장 변화에 맞는 인력 개발에도 힘을 쏟기로 했다. 현대차 노사는 기술직 등 현장 생산 인력의 미래산업 관련 비전 등을 위해 직무 전환 교육 등을 포함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생산 현장에 도입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현대차 노사는 미래 신사업 관련 설명회를 매년 1회 시행키로 하는 등 협력을 지속적으로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국내 전기차 산업에 2030년까지 21조원 투자

현대차 노사가 합의한 전기차 전용 생산공장 설립은 현대차그룹(현대차·제네시스·기아 포함)이 지난 5월에 발표한 국내 투자 계획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당시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국내 전기차 산업에 21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 차량 생산 공장을 글로벌 허브(HUB)와 미래산업 선도 기지로 만들겠다’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은 21조원을 △전기차 생산 능력 확충 △전용 전기차 라인업 다양화와 부품·선행기술 개발 △인프라 조성 △전기차 관련 다각도의 신사업을 모색하는 전략제휴 등에 활용한다. 현대차그룹의 국내 전기차 전용 생산 공장은 국내에 위치한 연구소와 배터리·부품 협력사들과 함께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을 주도하고 신기술이 적용된 신차를 우선적으로 생산하는 핵심 기지 역할도 수행하게 된다.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국내 전기차 생산·수출 증대와 부품산업 활성화 등 국내 전기차 생태계에 선순환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전기차를 연간 144만대 생산할 예정이다. 144만대는 현대차그룹의 2030년 글로벌 전기차 연간 생산량(323만대)의 45%에 달하는 물량이다. 현대차그룹의 올해 국내 전기차 연간 생산량은 35만대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의 국내 전기차 산업 투자는 연간 기준으로 미국의 약 6배에 달한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국내 전기차 산업에 총 21조원을, 미국에 2025년까지 6조6700억원을 각각 투자한다. 연간 투자금액은 국내가 2조6250억원, 미국이 2조2300억원이다. 국내와 미국의 전기차시장 규모가 지난해 기준 연간 13만대, 67만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전기차 1대당 연간 투자금액은 국내 2019만원, 미국 333만원이 된다. 전기차 1대당 연간 투자금액이 국내가 미국보다 6.1배 많은 셈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래 산업 전환기와 글로벌 경기침체라는 대내외 리스크 속에서도 국내공장 미래 비전과 고용안정을 중심으로 노사가 상생할 수 있는 결단을 내렸다”며 “경영환경 불확실성 속에서도 국내 사업장이 글로벌 허브 역할과 미래산업 선도 기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노사가 함께 힘을 모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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