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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정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 완화와 관련해 당론으로 채택하는 대신 당내 워킹그룹 기구를 통해 논의하기로 했다.
부동산 안정을 위한 세제 인상 조치로 현재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율은 최고 75%까지 오른 상태다. 최근 세법 개정으로 1세대 1주택자의 양도세 비과세 기준액은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높아졌지만 다주택자에 대해서는 상향된 기준이 그대로다.
보유세 인상과 더불어 거래세인 양도세까지 오르면서 다주택자들의 퇴로가 막힌 만큼 양도세를 일부 완화해 시장에 주택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게 정치권 논리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이날 한 방송에 출연해 “양도세가 높아 팔 수가 없는 다주택자들에게 탈출 기회를 줘야 시장에 매물이 나온다”며 “(정부가 공급이) 부족하지 않다고 하니 수요가 더 늘어나고 왜곡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의 윤석열 대선 후보 역시 지난 25일 “(다주택자) 양도세를 너무 과도하게 증여세를 넘어서게 올려버리니 안 팔고 그냥 필요하면 자식에게 증여해 버리는 것”이라며 “다주택자들의 물량이 시장에 좀 나올 수 있게 세제를 합리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2일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사안은 시장 안정, 정책 일관, 형평 문제 등을 감안해 변경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다주택자 양도세를 완화할 경우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고 정부의 정책 신뢰도가 떨어지며 이미 주택을 처분한 다주택자와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주택 공급이 늘어난다는 보장도 없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21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정부 정책에 전혀 동의하지 않았던 분들이 지금 여유를 준다 해서 매물을 내놓을 것이라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세제를 담당하는 기재부 내부에서도 현재로서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에 대해서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 이달 1일에도 보도 설명자료를 통해 “정부 내 논의된 바 없고 추진계획도 없음을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
정부의 입장이 강경하자 이 후보는 이날 “내년 3월 9일 선거가 끝나고 상황이 바뀌면 12월까지 해서 ‘4·3·3’을 하든지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며 대안을 제시했다.
이 후보가 제안한 4·3·3은 양도세 중과와 관련해 첫 6개월 내에 팔면 전액, 다음 3개월은 절반, 나머지 3개월은 4분의 1을 면제하자는 내용이다. 다만 주택 매도 결정부터 실제 처분 이후 잔금 납입까지 수개월이 걸리는 점을 감안할 때 수 개월 간격으로 양도세를 완화하는 방안이 실제 효과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할 전망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양도세 중과 완화가 이뤄지면 보유세 부담을 느낀 다주택자들의 주택 공급이 늘 수 있지만 이들이 주택 처분 후 다시 매입을 하지 않도록 취득세 중과 등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