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삼성전자, 하만 인수로 시너지효과 기대”

김용갑 기자I 2016.11.15 09:34:43

삼성전자, 하만 80억 달러에 인수…"인수가 적정"
"AI 음성인식 시장 진출 교두보 마련"

[이데일리 김용갑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미국 오디오 전문그룹인 하만 카돈(Harman Kardon)을 인수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가전이 하만의 음향 관련 솔루션과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하만 인수에 따라 단기적으로 자기자본이익률(ROE) 증가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평가다.

◇삼성전자, 오디오 전문그룹 하만 인수 발표…“인수가는 적정한 수준”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 하만 카돈을 80억 달러(약 9조376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국내기업의 해외기업 인수·합병(M&A) 사상 최대 규모다. 올 3분기 기준 하만의 부문별 매출비중은 커넥티드카 45%, 오디오 32%, 오디오 시스템 14%, 커넥티드 서비스 9% 등으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매출이 전체의 77%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0억 달러, 7억 달러다. 하만의 전 세계 카오디오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점유율은 각각 41%, 24%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가격이 적정하다는 평가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하만의 최근 12개월 매출액은 8조4000억원, 당기순이익은 4000억원으로 주가수익비율(PER) 기준 17배에 인수한 것으로 추산된다”며 “오디오에 특화된 일본업체와 전장업체들의 평균 PER이 17.6배인 만큼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고려하면 적정한 수준의 가격으로 인수한 것으로 판된된다”고 평가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3분기 말 삼성전자는 70조원의 순현금을 보유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삼성전자에 기대하는 주주환원을 해치지 않고 감내할 수 있는 수준에서 하만을 인수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성장하는 기업에 대한 30% 수준의 경영권 프리미엄은 과도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하만 인수로 시너지 창출 기대…AI 음성인식 시장 진출 교두보 마련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하만을 인수하면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김록호 연구원은 “하만은 JBL, AKG 등 프리미엄 브랜드를 확보한 오디오 전문 업체”라며 “향후 삼성전자의 스마트폰과 가전에 하만의 음향 관련 솔루션이 탑재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이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고급화와 차별화 포인트로 안드로이드 진영 안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할 것”이라며 “스마트폰 관련 각종 음향기기에도 하만 기술이 접목돼 액세서리 브랜드화도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중심의 삼성전자가 카오디오와 자동차용 소프트웨어, ADAS시스템 기술력을 갖고 있는 하만을 인수해 차세대 성장동력인 커넥티드카 전장시장의 토탈 솔루션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커넥티드카, 카오디오, 관련 서비스 등 전장사업시장은 지난해 450억 달러에서 2025년 1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음성인식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하만의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오디오, 스피커 튜닝 부문의 높은 기술 수준을 고려할 때 삼성전자는 내년부터 본격화될 AI와 IoT 기반의 음성인식 스피커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며 “향후 음성인식 기술을 자동차까지 확대 적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단기적으로 하만 인수에 따른 ROE 증가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평가다.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삼성전자의 ROE는 기존 추정치 대비 0.2%포인트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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