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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용갑 기자] 국내 방위산업 업체의 주가가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다. 국방부가 국방 예산을 점차 늘리고 있는 데다 2분기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미국이 주한미군에 사드(THAAD)를 배치키로 한 만큼 전망도 밝다는 평가다.
◇날개 단 방산업체 주가…국방예산 증가추세
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4월11일 3만8350원이었던 한화테크윈(012450) 주가는 전날 5만2700원에 마감했다. 약 3달 새 주가가 37.4% 상승한 것이다. 같은 기간 한국항공우주(047810)산업은 6만4700원에서 7만5700원으로 올라 17%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국방부가 해마다 국방 예산을 늘리면서 방위산업 규모가 커지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국방부에 따르면 올해 국방 예산안은 총 38조7995억원으로 전력운영비(27조1597억원)와 방위력 개선비(11조 6398억원)로 구성돼 있다. 전력운영비는 군인들의 급여·의식주 비용과 무기장비 유지비다. 방위력 개선비는 각종 무기 체계 획득·보강, 부대 창설 등과 관련된 비용이다. 주목할 점은 방위력 개선비가 증가 추세에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북한과의 전면전과 도발 등을 억제하기 위해 전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기 때문이다. 2012년 9조8900억원을 기록한 방위력 개선비는 2013년 10조1700억원, 2014년 10조5100억원, 2015년 11조100억원, 올해 11조6400억원으로 증가했다.
국방부가 무기와 장비의 국산화에 적극적인 점도 국내 방산업체에 긍정적이다. 실제 ‘현궁’은 국산화된 최초의 보병용 중거리 대전차 미사일로 LIG넥스원(079550)이 미사일 체계와 생산을 담당했다. 한화테크윈은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 2차 양산분에 해당하는 엔진을 조달하는 계약을 방위사업청과 맺은 바 있고 한국항공우주산업도 ‘한국형 전투기(KF-X)’ 개발을 위한 본 계약을 방위사업청과 체결했다.
2분기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도 방산업체 주가 상승에 한 몫하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2분기 한화테크윈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8.9% 증가한 7223억원, 영업이익은 흑자전환(400억원)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의 경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대비 20.3%, 13.4% 증가한 8170억원, 87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드 배치로 전망 ‘맑음’…“방산 비리는 유의해야”
전문가들은 방산업체의 향후 주가 전망도 밝다고 입을 모은다. 한미 양국이 지난 8일 주한 미군에 사드를 배치키로 최종 결정하면서 방산업체의 수혜가 예상되기 때문. 실제 8일 국내 증시에서 방산업체의 주가 상승률이 돋보였다. 빅텍(065450)은 전일 대비 25.19% 오른 3330원에 마감했다. 다른 방위산업 관련주인 스페코(013810)(11.11%), 휴니드(005870)(4.69%), 아이쓰리시스템(214430)(3.53%), 퍼스텍(010820)(3.43%), 한국항공우주(047810)(2.57%), LIG넥스원(079550)(1.27%) 등도 일제히 상승했다. 박성용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국방부가 2020년까지 77조원의 방위력 개선비를 집행할 계획”이라며 “중장기적으로 방위산업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관련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방산업체가 비리에 연루될 경우 투자 위험이 뒤따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8월 LIG넥스원은 ‘현궁’의 개발·도입 과정에서 비리 의혹을 받으며 기업공개(IPO) 일정을 연기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의 경우 지난해 10월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을 개발하는 과정에 547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겼다는 감사 결과가 나오면서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