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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카드업 진출 저울질..비씨카드 눈독

배장호 기자I 2009.09.30 11:29:02

우리은행 등 보유지분 인수 타진

[이데일리 배장호 민재용기자] KT(030200)가 신용카드 사업 진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은행권이 공동 출자하고 있는 비씨카드 지분 인수를 타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KT가 통신 라이벌인 SK텔레콤(017670)이 하나금융그룹과 제휴 신용카드사 설립을 추진 중인데 자극을 받아 신용카드업 진출을 저울질 중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KT가 신용카드업 진출에 꽤 적극적"이라며 "일찍부터 통신업과 금융업 융합 모델에 관심이 컸었던데다 최근 SK텔레콤의 제휴 카드사 설립이 가시화되면서 급해진 측면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KT는 신용카드업 진출 방안 중 하나로 사모투자펀드(PEF)인 보고펀드가 1대주주로 있는 비씨카드 지분 인수를 모색하고 있다.

비씨카드 지분 27.65%를 보유, 2대 주주 지위에 있는 우리은행 관계자는 "KT로부터 비씨카드 지분 매각 의사 타진을 받은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현재 비씨카드 지분 구조는 30.68%의 지분을 보유한 보고펀드가 1대주주에, 우리은행과 신한카드가 27.65%와 14.85%를 보유해 각각 2,3대 주주 지위에 올라 있다. 나머지 지분은 국민은행, 농협, 부산은행 등 국내 금융회사들이 5% 미만의 지분을 분산 보유하고 있다.

만약 KT가 2, 3대 주주인 우리은행과 신한카드 지분만 확보해도 보고펀드를 제치고 비씨카드의 1대주주가 될 수 있는 상황이다. 기존 주주들로서도 보고펀드와 KT간에 지분 경쟁이 본격화될 경우 지분 매각가치가 올라갈 수 있어 이러한 구도가 나쁘지만도 않다.

다만 금융권이 그동안 호시탐탐 신용카드업 진출을 모색해온 통신사업자들에 대해 느끼고 있는 반감은 KT에게는 극복하기 쉽지 않은 걸림돌일 수 있다.

KT로부터 지분 매각의사 타진을 받았었다는 우리은행의 관계자는 "KT의 제안에 대해 일단은 넘기지 않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미 30%가 넘는 지분을 확보한 보고펀드가 잔여 주주들과 추가 지분 매입 협상을 벌이고 있는 와중이어서, 이 협상의 성과 여부에 따라 KT의 비씨카드 인수 가능성 자체가 원천 봉쇄될 수도 있다.

물론 이 경우에도 KT와 보고펀드간에 전략적 제휴 가능성은 열려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보고펀드와 KT간에 전략적 제휴에 관한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KT의 비씨카드 인수 움직임에 대해 신용카드업계에서는 KT의 궁극적인 목적이 카드시장 자체라기 보다는 카드결제 시장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신용카드업계 관계자는 "KT가 비씨카드를 인수하게 되면 현재 중소 밴(VAN)업체들이 난립해 있는 국내 신용카드 결제망 시장이 단일 결제망을 갖춘 거대 회사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은행계 카드사들이 전업카드사로 속속 전환하면서 비씨카드의 존립기반이 점점 약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비씨카드로서도 KT와 같은 기간 통신사업자와 제휴 내지 피인수 시나리오가 이해관계에 부합한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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