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3파전…"장점 살리고, 단점 메우고"

이정훈 기자I 2009.06.15 15:04:55

`삼성-자산관리, 대우-리테일, 우리-IB` 강점 살리기
"단점 적극 보완" 한 목소리…母기업과 시너지도 변수

[이데일리 이정훈기자] 삼성, 대우, 우리투자 등 국내 증권산업을 대표하는 3대 증권사들이 증시 회복과 CEO 교체 등에 즈음해 본격적인 성장 전략을 내놓으며 불꽃튀는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이들 모두 공통적인 화두는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보완하`겠다는 것으로, 자본시장통합법 시행 이후 뜨거워질 대표 금융투자회사 경쟁에서 앞서 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각자 믿고 있는 모기업이나 그룹과의 시너지를 얼마나 발휘할 수 있을지가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 `가진 장점부터 극대화한다`

지난 9일 박준현 사장 취임 1주년을 맞은 삼성증권(016360)은 대표 증권사 자리를 놓고 벌이는 3파전에서 가장 여유있는 상황이다.

대우와 우리투자증권 모두 이번에 새롭게 CEO가 바뀐 탓에 삼성증권보다 사업추진의 연속성이 떨어질 것이기 때문. 특히 삼성은 그동안 글로벌 전략을 구체적으로 실행하는 등 가장 발빠른 행보를 보여왔던 터다.

이런 자신감 덕인지 삼성증권은 기존에 특화된 강점을 지닌 자산관리에서 압도적인 1위 자리를 굳히겠다는 포부를 보이고 있다. "3년내에 2위와 3위 증권사를 합친 것보다 우위를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며 다소 도발적인 목표까지 제시했다.

삼성증권은 현재 70조원인 고객 관리자산규모를 3년내 120조원 이상으로 늘리기로 하고 소매파트에서 자산관리서비스를 한층 강화하며 30억원 이상 자산을 가진 초고액자산가를 전담하는 본사 컨설팅조직을 가동했다.

이에 맞서 대우증권(006800)은 업계 1위 자리를 굳힌 브로커리지 등 리테일(소매)부문에서 강점을 키우는데서부터 성장을 모색하기로 했다.

새로 영입된 임기영 사장은 "기존 경영전략에 급격한 변화를 주기보다는 리테일부문의 강력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대우증권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극대화하겠다"며 취임 일성을 했다.

업계 최고의 세일즈 파워(Sales Power)를 살려 마케팅과 상품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전술까지 세워놓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기존에 업계에서 가장 강력한 경쟁력을 보여온 투자은행(IB)과 트레이딩 부문에서 역량을 잘 살려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해 가겠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황성호 신임 우리투자증권 사장도 "IB와 트레이딩 부문에서 선진 금융기법을 도입하고 적극적인 영업을 전개해 확고한 1위를 지속적으로 달성해 나갈 것"이라며 "특히 해외 거점을 활용한 고객 네트워크를 확대해 대형 딜을 적극 유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 `단점 메우고 母기업 활용도`

이같은 3대 증권사의 강점 극대화는 성장전략의 출발점이긴 하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아니다. 자본시장법 하에서 대표 금융투자회사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니즈에 부합되는 다변화된 수익구조를 가진 종합증권사로 거듭나야 하기 때문.

이를 위해 이들 증권사들은 종전에 부족했던 점을 메우고 모기업과 그룹을 활용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계획도 함께 세우고 있다.

삼성증권은 슈퍼스텝다운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ELS사업에서도 원금보장형 등 신상품으로 매출을 회복하고 홍콩법인 리서치 등 프리미엄 서비스를 통해 법인 브로커리지를 차별화할 계획이다. ELS나 법인쪽은 그동안 삼성이 상대적으로 침체됐던 부분이다.

또 이자율스왑데스크를 만들고 투자대상을 확대하고 운용 전문인력을 늘려 채권 트레이딩을 새로운 주수익원으로 만들기로 했다. 이는 안정적인 수익원을 늘리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삼성은 자산관리업 기반이 되는 CMA에서 그룹내 금융계열사들과 손잡고 카드, 보험이 통합된 복합상품을 개발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우증권은 `증권명가`, `인재사관학교`라는 명성에 걸맞게 브로커리지 역량을 확대해 자산관리(WM)와 IB, 국제부문 등에서 점차 영향력을 키워나가겠다는 생각이다.

역시 대우도 IB 경쟁력 강화를 위해 모기업인 산업은행과의 공조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삼성과 마찬가지로 좁은 한국시장을 벗어나 중국과 홍콩 등의 중화권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시장부터 공략해 나가기로 했다.

이에 맞선 우리투자증권은 `IB와 트레이딩이 브로커리지와 동떨어진 게 아니다`라는 원칙 하에 IB 능력을 바탕으로 리테일쪽에서 다양한 상품을 만들어내고 리서치 인력을 활용해 고객 성향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제시하는데 힘 쓰기로 했다.

황성호 사장은 "영업직원의 주식 관련 컨설팅 역량을 육성하고 디스카운트 온라인 시장에서의 점유율과 인지도를 높여나갈 것"이라며 구체적인 전략을 소개했다. 해외시장 가운데 중국에서 가능성을 보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이들 세 증권사 모두 단점을 보완하는데 있어 우수인력 확보, 인센티브 부여 등 CEO의 추진력이 얼마나 발휘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아울러 모기업과 원만한 공조를 할 수 있을지도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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