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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이헌 이사장 "신보 큰집 얘긴 아날로그"

하수정 기자I 2008.07.29 14:39:32

"신·기보 통합 반대" 안택수 이사장 주장 정면 반박
"기술거래소 등과 통합연대…기술금융 중심 재편해야"

[이데일리 하수정기자] 한이헌 기술보증기금 이사장이 "신용보증기금은 큰 집이 아니라 다른 집"이라며 신보 중심 통합론을 강하게 반박했다.

한 이사장은 신·기보 통합보다 기보와 지식경제부 산하 기술거래소, 산업기술평가원 등을 아우르는 기술금융 중심의 재편작업이 필요하다며 퇴임을 앞두고 마지막 소신을 밝혔다.

한 이사장(사진)은 29일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신보와 기보는 지난 3년간 경쟁 체제 속에서 스스로 변화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최근의 신·기보 통합 논의에 앞서 시장의 유효경쟁 체제가 국가에 얼마나 도움을 주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산업은행이 KDF에 전략적 부문을 넘기고 나머지는 시장지향형으로 가려는 방안을 갖고 있다"며 "산업은행은 전략형과 시장형을 분리하고 있는데 신·기보를 다시 묶는 것을 개혁이나 선진화로 볼 수 없다"고 예를 들었다.

한 이사장은 산업은행의 한국개발펀드(KDF)의 역할도 이미 준비돼 있는 기보에 맡기는 것이 능률적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신보가 큰 집이라는 얘기는 아날로그적 사고 방식"이라며 "전략적, 질적 측면을 종합해서 판단해야지 양적 규모만 보면 안된다"고 말해, 안택수 신보 이사장의 주장을 정면으로 부인했다. 한 이사장은 "신보는 큰 집이 아니라 다른 집"이라고 말했다.

지난 22일 안택수 이사장은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신보는 역사가 32년 됐고 보증 규모가 기보보다 3배 이상 크다"며 "큰 집으로 통합하는 것이 순리가 아니겠느냐"고 말해 신보 중심의 통합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한 이사장은 안 이사장의 보증 확대 정책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양 기관의 39조원이라는 보증 규모는 조금 더 진정돼야 한다"며 "이 같은 규모는 아직도 중소기업 구조조정을 지연시키고 금융회사 신용대출 관행 정착에 역행하는 역효과를 가져온다는 전문가들 시각에 동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이사장은 "공적보증 과다 문제는 일반 보증에 내제돼 있다"며 "단계적으로 일반 보증을 사적 보증으로 넘기고 신보와 지역보증재단의 역할 배분에 대해 검토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소기업 금융지원 체계를 개편하려면 신·기보를 통합할 것이 아니라 기술지원 기관인 지식경제부 산하 기술거래소 산업기술평가원 등과 기보와의 통합이나 연대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 이사장은 "신·기보가 통합되면 구조조정 효과 보다는 내부 반목에 따른 경쟁력 소모가 더 클 것"이라며 "큰 집 출신은 역차별을, 작은 집 출신은 소외현상을 우려해 내분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 이사장은 행정고시 7회 출신으로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과 경제기획원 차관, 대통령 비서실 경제수석비서관, 제 15대 국회의원, 국가경영전략연구원장 등을 지낸 정통 경제관료다. 2005년부터 기보 이사장을 지냈고 이달 중순부터 임기 연장에 들어갔다.

후임에는 김정부 전 한나라당 국회의원과 진병화 전 국제금융센터 소장, 백갑종 세종텔레콤 상임고문이 금융위원회에 추천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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