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희, 스크린에서 거침없는 무한도전

노컷뉴스 기자I 2008.01.30 11:32:20

영화 ''궁녀'' 이어 개봉 앞둔 ''추격자''에서도 자극적인 캐릭터 소화


[노컷뉴스 제공] 서영희의 과감한 도전이 스크린 속 여배우 캐릭터를 다채롭게 만들고 있다. 선뜻 선택하기 어려운 인물을 도맡아 소화하며 관객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조선시대를 다룬 공포영화 '궁녀(김미정 감독)'에서 의문에 싸인 채 자살한 궁녀 월령으로 기묘한 분위기를 냈던 서영희가 오는 2월 14일 개봉하는 '추격자(나홍진 감독)'에서 또 한 번 파격적으로 변신했다. 이번에는 연쇄살인마에게 붙잡혀 죽음 앞에 놓인 여자 김미진이다.

살해 동기 없이 12명을 죽인 잔혹한 살인마가 등장하는 '추격자'에서 김미진은 감금당한 채 죽음을 위협받는다.

7살짜리 딸을 둔 출장 안마소 여자라는 설정부터 심상치 않은데다 살인마 앞에 처한 상황이 지나치게 잔혹하다. 망치로 머리를 맞아 피를 흘리거나 어렵게 탈출해 피범벅 속옷 차림으로 거리를 뛰는 모습은 자극적이다. 끝내 비극으로 치닫는 결말에 이르는 김미진을 보기가 숨 막힐 정도다.

여느 여배우라면 쉽게 선택할 수 없을 텐데도 서영희는 잔인한 범죄에 무방비로 노출된 캐릭터를 맡았다.

모성과 생계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며 어쩔 수 없이 일을 나가야 하는 처연한 처지나 결국 희생양이 되는 허탈한 끝맺음도 여배우로서는 선뜻 택하기 어려운 인물상이다.

앞선 '궁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월령의 죽음에서 비롯된 사건을 풀어나가는 영화인 이유로 서영희는 초반부터 자살한 시체로 등장했다. 여배우라면 꺼릴 수밖에 없는 설정이지만 월령은 서영희를 통해 완성됐다.

멜로나 코미디 등 안정적인 장르를 선호하는 또래 배우들과 달리 서영희의 캐릭터 무한도전은 최근 종영한 드라마 '며느리 전성시대'를 통해 극명하게 드러난다.

드라마에서 어수룩한 족발집 딸 이복남으로 열연한 서영희는 편안한 인상으로 안방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심지어 함께 호흡을 맞춘 이필모와 열애설에 휩싸일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친근한 분위기로 대중 곁에 한 발짝 다가선 서영희는 '추격자'를 통해 다시 한 번 변신하고 또 다른 평가를 기다리는 중이다.

물론 자극적인 캐릭터를 주로 연기하며 겪는 어려움은 있다.

'추격자'에서 살인마에게 붙잡힌 미진이 손발이 묶인 채 욕실 바닥에 누워 죽음의 공포에 떠는 장면을 촬영할 때 서영희는 실제로 죽음의 그림자와 마주쳤다고 한다. 속옷 차림으로 차가운 욕실 바닥에 피칠한 채 나뒹구는 연기 역시 쉽지만은 않았다.

그렇지만 자신만이 소화할 캐릭터를 택하는 데 소신은 분명하다. 서영희는 "영화에 많이 나오고 적게 나오고는 중요하지 않다"며 "죽기 전에 누군가 한 명이라도 저를 배우로 기억해 주기를 바란다"는 연기관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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