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은 10일 발간한 ‘코스닥 장기 우상향을 위해’ 보고서에서 코스닥 부진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약한 펀더멘털(기초체력)과 높은 밸류에이션(가치평가)에 따른 투자자 신뢰 약화를 꼽았다. 신규 상장은 많지만 부실기업 퇴출은 지연되는 이른바 ‘다산소사(多産少死)’ 구조가 코스닥 시장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코스피와 코스닥 두 지표는 과거에는 대체로 비슷하게 움직였으나 올해 들어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는 정부 출범 이후 정책 기대와 인공지능(AI)·반도체 모멘텀 등이 집중되면서 연초 대비 50%가량 상승한 상태이다. 반면 코스닥은 지난 7월 30일 16개월 만에 최저점을 기록했고, 이후 반등했지만 연초 대비 수익률은 여전히 마이너스 수준이다.
NH투자증권은 정부가 추진하는 ‘상장폐지 요건 강화’와 ‘코스닥 승강제’가 코스닥 시장의 구조적인 문제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진단햇다.
앞서 정부는 지난 7월부터 코스닥 최소 시가총액 요건을 기존 15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상향했다. 내년 1월부터는 300억원으로 추가 상향할 예정이다. 주가 1000원 미만의 이른바 ‘동전주’ 상장 폐지 요건을 신설하고, 완전자본잠식 여부를 반기 기준으로도 점검한다. 최근 1년간 공시벌점 누적 기준도 15점에서 10점으로 낮췄다.
유예기간이 길어 퇴출이 지연되는 문제점도 개선했다. 실질심사 절차는 3심에서 2심으로 줄어들고, 기업에 부여하는 최대 개선기간은 기존 2년에서 1.5년, 올해 다시 1년으로 단축됐다. 한국거래소는 올해 코스닥에서 100~220여개 기업이 상장폐지 대상이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계기업 퇴출은 코스닥 전체의 실적 개선과 밸류에이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NH투자증권은 2021~2025년 코스닥 영업이익에서 각 연도별 한계기업(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배 미만인 기업)을 제외할 경우 전반적인 이익 수준이 개선되는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분석했다. 한계기업이 빠지면 시가총액은 감소하고 순이익은 증가해 주가수익비율(PER) 등 밸류에이션도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코스닥 승강제도 시장 정상화의 핵심으로 꼽힌다. 승강제는 코스닥 시장을 우량기업 중심의 ‘셀렉트(프리미엄)’, 일반 성장기업 중심의 ‘스탠다드’, 상장폐지 우려 기업 등이 속하는 ‘관리군’ 등 세 개 세그먼트로 나누는 방식이다. 셀렉트에 진입하는 기업에는 엄격한 진입·유지 조건을 적용하고 관련 지수와 ETF도 도입해 기관투자자의 유입을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코스닥 우량기업의 코스피 이전을 막기 위한 장치이기도 하다. 과거 코스닥 시가총액 1위 기업들이 코스피로 이전한 사례가 반복됐는데, 코스닥 시장의 낮은 신뢰도와 기업가치 저평가 등이 주요 배경으로 지목됐다.
NH투자증권은 미국 나스닥과 일본 도쿄증권거래소(TSE)의 시장 세분화 사례도 참고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나스닥은 2006년 우량기업을 위한 Global Select Market을 신설했고, 도쿄증권거래소는 2022년 기존 5개 시장을 프라임·스탠다드·그로스 등 3개 시장으로 개편했다. 이 같은 프리미엄 시장을 통해 우량기업을 별도로 관리하는 방식이 코스닥 디스카운트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봤다.
NH투자증권은 코스닥 글로벌 편입 요건과 일본 프라임 시장의 유동주식비율 35% 이상 기준 등을 참고해 셀렉트 편입 예상 기업으로 약 70개 정도로 내다봤다. 당초 80~170개 수준이 거론됐지만 최상위 세그먼트의 프리미엄을 고려해 70개로 압축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가운데 시가총액 기준 반도체 업종 비중이 36.4%로 가장 높았고, 60개 기업이 코스닥150에 속한 것으로 분석됐다.
하반기 정책 일정도 코스닥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8월 승강제 공청회와 자본시장연구원 연구 결과 발표, 9월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 2차 판매, 9~10월 승강제 최종안 확정 등이 예정돼 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시가총액 규모가 큰 코스닥150 기업이 다수 포함될 것으로 예상돼 코스닥의 새로운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정책 효과가 반영되면서 9월 이후 코스닥의 상승 동력이 다시 강해지고, 지수가 1000P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책 모멘텀이 반영된 2026년 코스닥 평균 PBR 2.32배를 적용한 지수는 1039P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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