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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거품 논란 재점화…“HBM이 반도체 시장 바꿔” 반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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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지 기자I 2026.06.01 07:53:12

삼전 등 메모리 제조사, 각 시총 1조달러 돌파
“사이클 극심”vs “HBM 수요 여전히 강해”
AI 관련 기업 대규모 IPO도 동력되나 ‘주목’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전세계적으로 반도체 관련 종목들이 급등하는 가운데 인공지능(AI) 거품 논란이 재점화하고 있다. 대규모 투자, 견고한 성장 등으로 인해 추가 상승을 기대하는 낙관론도 이어지고 있다.

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SOX)는 최근 두 달 동안 69% 급등해 역대 최고의 분기 성과를 향해 가고 있다. 반도체는 올해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에서 압도적인 차이로 가장 좋은 성과를 낸 섹터다.

가장 극적인 변화는 메모리 부문에서 나오고 있다. AI 데이터센터에 사용되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칩에 대한 압도적인 수요가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해당 시장을 지배하는 SK하이닉스(000660), 삼성전자(005930)의 주가는 올 들어 각각 260%, 165% 올랐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주가도 올해 세 배 넘게 뛰었다. 세 회사 모두 시가총액이 1조 달러를 넘어섰다. 세 회사의 총 시총은 메타 플랫폼스와 테슬라의 시총을 넘어선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근처 황소상.(사진=AFP)
가파른 급등세에 비관론자들은 시장이 최신 반짝 유행에 매료돼 과열됐다고 보고 있다. 엔비디아, 브로드컴 등을 보유한 리버 웰스 어드바이저스의 에드 오고먼 최고경영자(CEO)는 “지금 매수하려는 사람이라면 또 한 차례 상승을 볼 수도 있다”면서도 “반도체 산업이 지금 시점에선 모든 것이 좋아 보이지만 수요나 투자 사이클이 꺾이는 순간 주가는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폭등하면서 주식 시장이 지나치게 특정 종목에 의존하게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 S&P 500이 11% 오른 가운데 그 상승분의 거의 80%가 단 10개 기업에서 나왔다. 이들은 모두 기술주이며, 그중 7개가 반도체주다. 가장 큰 기여를 한 두 종목은 마이크론과 엔비디아다. 문제는 반도체 산업이 주기적으로 호황과 불황을 반복하는 경기 순환 산업이며 특히 메모리는 상품재 성격을 갖는다는 점이다.

그런가 하면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의 부상이 반도체 업종에 대한 가치평가를 바꿔놨다는 분석도 있다. HBM은 생산 난도가 높고, 수율도 낮다. 이에 제조사들이 HBM 생산 역량에 집중하면서스마트폰과 개인용 컴퓨터 같은 다른 시장에서도 공급 부족이 발생하고 있다.

폴라 캐피털의 조리 노데카에르 글로벌 신흥시장 및 아시아 부문 대표는 “이번에는 (닷컴버블 때 보다는)더 높게, 더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면서 “HBM로 공급 측면이 의미 있게 바뀌었고, 수요는 여전히 강하다. 또한 더 장기적인 계약 가격 구조가 등장해 순환성을 낮추고, 하락 국면에서 더 나은 생산능력 및 가격 관리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그럴듯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한 강세론자들은 대규모 AI 투자가 미국의 성장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데 베팅하고 있다. 아마존, 메타,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등 4대 하이퍼스케일러는 올해 최대 7250억 달러를 AI 인프라를 중심으로 한 설비투자에 쏟아부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밖에도 미국 기업의 견고한 성장, 스페이스X, 오픈AI, 앤스로픽 등 AI 관련 기업들의 기업공개(IPO) 등이 추가 상승의 원동력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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