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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재산으로 남편 명의로 된 아파트가 있는데 구입할 때 제가 자금 70%를 냈다”며 “우리 아이들이 이 아파트를 저한테 주고 싶다고 해서 혼자 상속받아 제 앞으로 옮겼다”고 말했다.
그런데 얼마 후 난데없이 막내딸의 남자친구 B씨가 등장해 ‘자신의 몫’을 요구하기 시작했다고.
B씨는 “막내딸 남자친구가 하는 말이 (막내딸이) 본인에게 5000만 원을 빌려놓고 갚지 않는다더라. 아파트를 상속받아 빚을 갚을 줄 알았다”며 “‘딸이 받아야 할 상속분을 엄마한테 넘긴 건 사해행위로 채권자 취소권을 행사할 수 있다’며 문제 삼기 전에 돈을 달라고 하더라”고 주장했다.
사연을 접한 유혜진 변호사는 “A씨는 직계비속인 자녀들과 동일하게 1순위 상속인이자 공동상속인”이라며 “민법은 공동상속 재산을 공동상속인이 공유하는 것을 규정으로 하고 있지만 이는 잠정적인 것”이라고 밝혔다.
유 변호사는 “공동상속인은 피상속인의 분할금지의 유언이 없는 한, 언제든지 분할 협의를 할 수 있으며 분할의 비율을 반드시 법정상속분에 따라야 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따라서 A씨와 자녀들이 남편의 아파트를 전부 사연자가 상속받는 것으로 상속재산 분할 협의를 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B씨가 말한 사해행위로 채권자취소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한다”며 “이러한 방식의 재산 이전은 배우자로서 일생동안 망인의 반려가 되어 서로 헌신한 것에 대한 보상, 배우자 여생에 대한 부양의무 이행 등 복합적인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이므로 이를 사해행위로 인정하거나 채권자를 악의의 수익자로는 인정되지 않을 것 같다”고 봤다.
이어 “애초에 A씨가 아파트 매수자금의 70%를 부담했고 딸의 빚을 알고 있었다는 뚜렷한 근거도 없다”며 “그렇기 때문에 A씨가 딸의 채권자를 해할 것을 알고서 협의분할을 한 것으로는 보기 어려우며, A씨는 선의의 수익자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법원이 만약 채권자취소 소송을 받아들일 경우에 대해서는 “취소 범위는 아파트 지분 2/13에 한하며 그것도 딸의 채무 내로 제한, 5000만 원의 범위 내에서만 취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