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씨소프트(036570)는 올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35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대비 71% 감소한 실적을 올렸다고 9일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402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30% 줄었고, 당기순이익도 74% 감소한 305억원을 기록했다. 이같은 실적 악화는 올 상반기 신작이 없었던데다, ‘리니지W’ 등 기존 주력게임들의 매출이 하향세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실제 엔씨의 2분기 모바일 게임 매출은 ‘리니지W’, ‘리니지2M’ 등의 하향세로 전분기대비 10% 감소한 2969억원을 기록했다. 제품별로 살펴보면 ‘리니지M’ 1278억원, ‘리니지W’ 1028억원, ‘리니지2M’ 620억원, ‘블레이드 & 소울 2’는 43억원이다. PC온라인 게임 매출도 4% 줄어든 882억원을 기록하는 등 전반적으로 매출이 쪼그라든 모습이다. MMORPG가 주력인 엔씨는 올 상반기 경쟁사들의 동종 신작들이 늘면서 매출에도 더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보수적인 비용 집행 기조에 따라 2분기 영업비용은 전년 동기대비 20% 줄어든 405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마케팅비는 효율성 제고 전략에 따라 전년 동기대비 80%나 줄어든 122억원이었다.
엔씨의 올해 경영상 승부수는 올 하반기부터 본격화된다. 이를 이끄는 건 PC·콘솔 신작인 ‘TL’이다. 지난 5월 진행한 국내 테스트 피드백을 적극 반영해 콘텐츠와 시스템을 개선한 상태다. 현재 글로벌 퍼블리싱 파트너인 아마존게임즈와 이용자 테스트도 준비 중이다. 국내 출시는 올 4분기로 예정돼 있다.
홍원준 엔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열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신작 ‘TL’은 올 4분기 국내에서 먼저 출시할 예정”이라며 “국내 출시를 바탕으로 글로벌 지지 팬덤을 형성하는 과정을 거친 뒤 내년에 유통 파트너사인 아마존게임즈와 함께 해외에 출시하는 일정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TL’만으로는 당장 엔씨의 매출 감소 부분을 상쇄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홍 CFO는 “일단 ‘TL’은 모바일 게임이 아닌, PC와 콘솔 기반이고 장르 특성도 있어 ‘TL’ 단독으로 모든 매출 감소를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며 “‘TL’ 이외에도 다른 모바일 게임들의 순차적인 출시, ‘블레이드앤소울2’의 대만·일본 출시 등이 매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실제 엔씨는 글로벌 시장에 출시할 다양한 장르의 신작 게임 4종을 개발 중에 있다. 올 하반기 △퍼즐게임 ‘퍼즈업: 아미토이’ 론칭을 시작으로 △난투형 대전액션 ‘배틀 크러쉬’ △수집형 RPG ‘블레이드 & 소울 S’ △실시간 전략게임(RTS) ‘프로젝트G’를 순차적으로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업계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아이온2’도 개발 중이다.
하지만 엔씨는 최근 몇년간 신작 출시 이후에도 카니발라이제이션(자기잠식효과)으로 타 경쟁사대비 큰 폭의 성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엔씨도 이같은 시장의 시선을 잘 알고 있다. 때문에 최근 내부적으로 변화와 개선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홍 CFO는 “게임업으로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감당할 수 있는 자원이 있어야 하고, 이를 정확하게 배치할 수 있는 경영진의 역량, 이런 것들을 합쳐 발전시킬 수 있는 전략 등 3가지가 필요하다”며 “엔씨는 그간 글로벌 시장에서 다양한 장르의 신작을 출시하는데 있어 이같은 3가지 핵심에 대해 부족한 점을 느껴왔다”고 했다.
이어 “문제점을 충분히 숙지해 현재 원인 분석을 위한 전사적인 프로세스 및 구조 점검을 시행 중에 있다”며 “이에 맞춰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새로운 전략을 수립하고 있는 과정이니 지켜봐달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