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추세라면 지난해 10월 이후 이어진 9개월 연속 수출 전년대비 감소 흐름이 10개월째 이어질 전망이다. 승용차 수출(34억3000만달러)이 27.9% 늘어나며 선전했으나 최대 수출품목 반도체 수출(43억달러)이 35.4% 줄며 부진 흐름을 이어갔다. 우리 주력 수출품목인 메모리반도체는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부진과 시세 하락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국제유가 하락에 석유제품(22억8000만달러) 수출도 지난해의 절반 수준(-48.7%)에 그쳤다.
업계는 결국 올 연말께로 전망되는 반도체 업황 개선이 이뤄진 이후에야 수출이 되살아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지난해 수출이 연간으로 역대 최대였고 수출액이 줄어든 게 작년 10월 이후였던 만큼 업황을 고려치 않은 수치상 반등 시점도 10월 이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무역수지는 완연한 개선 흐름을 보였다. 20일까지는 13억6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으나 무역수지가 통상 월말에 개선된다는 걸 고려하면 월간 기준으론 흑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달에도 20일까진 16억3000만달러 적자였다가 월간 기준으론 흑자 전환했었다.
핵심 에너지원 원유·가스·석탄을 사실상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는 지난해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에 따른 글로벌 에너지 위기로 지난해 3월 이후 최근까지 무역적자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올 초부터 이어진 국제유가 안정 흐름이 국내 수입가격에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지난달 16개월 만에 11억3000만달러 흑자 전환한 바 있다. 정부는 6월 흑자전환 후 7~8월 일시적으로 다시 적자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으나 현 추세라면 2개월 연속 흑자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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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는 지난 20일 안 본부장과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을 공동위원장으로 하는 무역구조 대전환 포럼을 출범하고 올 연말까지 무역구조 대전환 전략을 수립기로 했다. 글로벌 경기 영향이 큰 메모리반도체, 그리고 중국에 편중한 우리 수출 품목과 시장을 다변화해 대외여건 변화에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구조를 만들기 위한 전략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와 함께 주요국 정부와의 통상협력 강화와 기업이 각국에서 진행 중인 대규모 수출·수주 프로젝트 지원도 추진한다.
안덕근 본부장은 “올 하반기 경제정책의 최우선 과제는 수출 확대”라며 “신흥국과의 무역투자 촉진 프레임워크(TIPF) 구축에 속도를 내고 디지털경제와 저탄소·친환경 등 새로운 통상 이슈도 새로운 수출 기회의 관점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해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