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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원내대표는 24일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지금도 남아도는 쌀을 의무매입하면 쌀이 엄청나게 남아 농업 기반 자체가 붕괴된다”며 “그렇잖아도 과잉 생산 때문에 연간 1조원 가까이 들어가는데 과잉 생산을 부추길 뿐”이라고 양곡관리법을 정면 비판했다.
현행 양곡관리법에는 초과 생산량 3% 이상 또는 5% 가격 하락 시 정부는 쌀을 ‘매입할 수 있다’고 돼 있다. 민주당은 이를 ‘매입해야 한다’는 단어로 바꿔 정부의 매입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이재명 대표의 취임 후 첫 추진 법안이기도 하다.
다만 이를 두고 여야의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고, 직회부 형식으로 올라오자 김진표 국회의장은 중재안을 내놨다. 김 의장의 중재안은 의무매입의 조건을 ‘초과 생산량 3% 이상’은 3~5%로, ‘5% 가격 하락 시’는 5~8%로 조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수정안은 앞서 민주당이 추진했던 안보다 정부 재량권을 넓힌 게 핵심이다.
주 원내대표는 “쌀 농사에만 모든 돈을 다 투입할 순 없다”며 “시장 상황에 맞춰 쌀을 격리해야지, 의무매입하면 시장 기능이 파괴된다“며 “충분한 논의를 거쳐서 우리 농장에 도움이 되고 농민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거들 법안이 돼야 한다, 지금까지 민주당이 힘으로 밀어붙여 실패로 끝난 ‘임대차3법’이나 ‘선거법’ ‘공수처법’ 전철을 밟으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회의가 끝난 후 국회의장이 제시한 중재안 관련 취재진의 질문에 “당초 안에 비해 재배 면적이나 가격 등 변동 폭을 넓힌 것 외에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며 “지금도 쌀이 과잉 생산되는데 쌀 생산을 늘릴 수밖에 없는 법안 만든다는 것 자체가 시장 질서에 어긋나 곤란하다”고 말했다. 양곡관리법에 대해 민주당 발의안이나 중재안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인지 거듭 확인하는 취재진에게 “네 그렇다고 보면 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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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민주당의 의견은 다르다. 이미 충분한 논의가 진행된 만큼 오는 27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이를 무조건 처리하겠다는 것이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여당의 양곡관리법 발목잡기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쌀값 안정은 농민 만을 위해서만 하는 일이 아니다”라며 “식량 안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민주당은 양곡관리법을 반드시 매듭짓겠다”고 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김진표 의장의 중재안 중 주요부분을 수용하고, 이를 27일 본회의에서는 반드시 처리할 것”이라며 “집권여당은 야당과 논의하는 대신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는 말만 반복했고, 지금까지도 안일한 태도만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박 원내대표는 “쌀값 안정과 농가소득 보전이 시급한 상황에서 정부와 집권당이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않고 법안 처리를 차일피일 미루는 사이 그 피해는 오롯이 농민과 국민의 몫이 되고 있다”며 “다시 한 번 정부·여당의 책임 있는 답변을 촉구한다. 민주당은 국회 입법을 무시하고 ‘대통령 거부권’과 ‘시행령’을 앞세운 정권의 무도함에 맞서 국민을 위한 민생 법안들을 차근차근 추진해가겠다”고 했다.